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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류대학 임상실습 소감문 (규슈의대 편)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관리자 2023.09.19 12:06 772

 

 

저는 2023년 4월 10일부터 5월 12일까지 일본 규슈대학교 의과대학 임상실습에 참여했습니다.
실습 전날, 비행기로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하여 학생과 선생님과 규슈대학 친구들을 만나 택시를 타고 숙소까지 안내해주셨습니다. 일본의 방이라고 하면 좁을 거 같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우리나라 원룸과 비슷해서 신기했습니다. 규슈대학병원 실습에는 하루 2500엔을 지원해주며 첫 날 교통비 제외하여 72500엔을 받았습니다.
기숙사에서 아침, 저녁 제공하고 있어 자주 애용했습니다. 
기숙사 시설 이용 안내 및 방 안 상태 확인을 한 다음 기숙사 계약서를 작성하고 학생과 선생님께 병원까지 어떻게 와야되는지 간단하게 OT를 받았습니다. 실습 도와주는 규슈대학 친구들이 영어로 통역해주기 때문에 무리 없이 전달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안과 실습]

실습 첫 날, OT 받은 대로 병원 앞에 도착하면 전 날 뵈었던 학생과 선생님이 계시고 라커룸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설명해주십니다. 이후, 해당하는 실습과 층으로 각자 가서 실습을 진행하게 됩니다.
안과실습은 스케줄이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으며 이 일정이 기본틀이 됩니다. 세부 활동은 담당 펠로우 선생님, 전공의 선생님과 라인으로 연락하면서 조율하였습니다.
사이트 자체에 번역이 없기 때문에 파파고 번역기 사용하였습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2주에 1싸이클로 2싸이클 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월요일 오리엔테이션은 라커룸 설명을 받고 8시에 진행하였으며 그 때 사이트 소개와 컨퍼런스룸 사용 관련 안내를 받았습니다. 첫 날 의국회에서는 자기소개 시간이 있으며 부담없이 영어로 하였습니다. 의국회는 컨퍼런스룸에서 진행하며 연구실에 계시는 분들과 같이 직접 컨퍼런스룸에 오지 못하시는 분들을 고려하여 줌을 통해 진행됩니다. 매주 월요일 마다 6시 30분 내지 7시 퇴근이어서 조금 지쳤던 기억이 납니다.
화요일, 목요일은 수술 참관 시간이었으며 수술 중간에도 나가서 다른 수술방을 참관해도 되는 비교적 자유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주로 백내장, 사시 교정, 안검하수 수술이 있었습니다.

수요일 웨트랩은 Cataract 수술을 돼지눈에 직접 해보는 실습이며 한국에서는 접하기 쉽지 않은 경험이라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처음에 펠로우 선생님이 시범을 보여주시니 잘 관찰했다가 보조 선생님과 영어로 얘기하면서 실습을 진행하면 됩니다.
짝수 주차 금요일 교수 정리 시간에는 무려 안과 과장님과 함께 케이스 발표를 하게 됩니다. 2주 동안 환자가 입원하면서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 어떤 검사를 진행했는지, 어떤 치료를 진행했는지 정리하는 느낌으로 준비했습니다. 환자 정보는 당연히 전부 일본어이니 기본적으로 파파고 번역기를 사용하면서 이상하게 번역되거나, 이해되지 않은 부분은 펠로우 선생님께 여쭈면서 준비하였습니다. 그리고 일본 케이스 발표는 디지즈 리뷰가 기본으로 딸려옵니다. 환자의 질병과 관련하여 담당 부교수님이 준비해주신 논문이나 본인이 논문을 찾아 읽어서 디지즈 리뷰도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위 오른쪽 사진처럼 너무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지는 않아서 좋았던 거 같습니다. 실습 강도를 보았을 때 결코 놀고 편한 실습은 아니었지만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었던 안과 5주 실습이었습니다.


의학과 4학년 김상우

 

 

 

코로나로 인해 몇 년 간 중단되었던 일본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올해 다시 진행한다는 공고를 보았을 때, 몇 년 전 규슈 대학 병원의 해부 실습에 참가했던 선배가 추천한 기억이 떠올라 고민 없이 지원하였습니다. 대부분의 해외실습은 4주동안 진행되었지만 실습기간에 일본의 공휴일 주간인 골든위크가 포함되어 총 5주간 실습을 진행하였습니다. 실습 시작 전날인 일요일, 김해 국제공항에서 석대현 교수님과 함께 후쿠오카 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공항에는 직원 분과 규슈 대학 본과 4학년 학생 3명이 함께 맞이해주었고, 그렇게 2023년 4월 10일부터 5월 12일까지, 일본에서의 5주 실습이 시작되었습니다.
기숙사는 후쿠오카의 중심지인 오호리 공원 근처에 있었습니다. 병원까지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편도 30분 정도 걸리는 위치였지만 접근성이 뛰어나고 깔끔한 동네라서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관리인분들이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따뜻하게 맞이해 주셨고, 1인 1실의 넓은 방과 조식, 석식을 무료로 제공해주었습니다. 또한 실습 기간동안 대학 측에서 생활비로 사용할 수 있는 장학금을 제공해주어 풍요롭게 여가생활을 즐기며 실습 기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일본은 구제국 7대학이라 불리는 국립대가 굉장히 인기 있으며, 규슈 대학 의학부는 일본 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학교입니다. 캠퍼스는 병원, 의과대학, 치과대학 및 각종 연구실로 굉장히 넓었으며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일본은 대학병원의 의국 구성이 한국과 조금 다른데, 각 과의 교수는 단 1명으로 과장 교수님으로 불리고, 그리고 부교수 1~2명과 조교수로 구성됩니다. 제가 참여한 실습에서는 회진도 과장 교수님을 필두로 약 50명 이상의 모든 의사들이 함께 돌며 환자의 경과를 보고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저는 정형외과를 선택하여 5주 동안 실습하였습니다. 규슈 대학 병원은 일본에서 3번째로 역사가 깊은 정형외과 의국으로, 특히 과장 교수님의 전문 분야인 고관절 파트로 유명했습니다. 일본 수술실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기도 했고,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노인 인구의 비율이 훨씬 높아 정형외과 환자가 많기 때문에 정형외과 실습에 배울 점이 많을 것 같아 정하게 되었습니다.
 
[정형외과 병원 실습]

다른 교환 학생들은 대부분 본과 3,4학년 학생들과 함께 같은 실습 일정을 진행하였지만, 저는 인턴, 레지던트 선생님들과 함께 실습을 진행했습니다. 첫 날, 교환학생을 소개하는 시간이 있어 모든 교수님들과 선생님들 앞에서 간단히 일본어 자기소개를 하였는데, 모두 반갑게 맞이해주시고 병원에서 마주치면 알아보고 먼저 말을 걸어 주셔서 편한 마음으로 실습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기본적인 일정은 회진, case 컨퍼런스, 수술 참관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일본어로 진행하는 case 컨퍼런스와 회진에는 교수님께서 직접 영어로 동시 통역을 해주시면서 환자의 입원 경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수술이 예정된 날에는 선생님들과 미리 검사 영상 사진을 보며 수술의 적응증, 수술 방법에 대해 공부하고, 함께 의논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수술실에서는 참관 뿐만 아니라 직접 수술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많이 주시고 정형외과의 여러 분과 중 관심 있는 파트가 있으면 참관 기회를 더 많이 주려고 배려해 주셨습니다. 일본에서 사용하고 있는 최신 의료기기들을 이용한 수술도 직접 보고, 한국과 일본 수술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해볼 수 있었습니다.

일본 공휴일인 골든위크 주간에 미국 스탠포드 대학병원과 규슈 대학 병원의 정형외과 SYMPOSIUM 개최되어 행사에 참여하였습니다. 규슈 대학병원 정형외과에서는 파견 근무를 통해 수 십년 동안 스탠포드 대학 정형외과와의 교류를 이어오고 있었고, 올해는 규슈 대학에서 스탠포드 대학병원의 교수님들을 일본에 초청하여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교수님들의 연구와 최신 지견에 대한 발표와 강연 등이 주를 이루어 학문적 내용에 대한 이해가 쉽지는 않았지만, 여러 나라의 교수님들의 재치 있는 발표와 자유롭게 질문을 주고받고, 정중하게 의견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배울 점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또한 실습 3주차에는 그동안 수술실에서 참관한 인공무릎관절전치환술(Total knee arthroplathy, TKA)을 모형을 통해 직접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정형외과 수술 장비들을 직접 사용해 볼 수 있어 신기하고, 지도교수님께서 직접 사용법을 보여주시면서 도와주셔서 성공적으로 모형 제작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문화 교류]

저는 출국 당일까지도 후쿠오카의 관광지에 대해 아무런 조사도 하지 않고 한국을 떠났습니다. 교환학생 신분으로 다른 나라에 방문하는 평생의 한 번 뿐인 기회인 만큼 한국인들이 방문하는 관광지가 아닌, 일본 의과대학 학생들의 일상생활에 스며드는 경험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 곳에서 운이 좋게도 정말 많은 좋은 친구들을 만났고, 실습이 끝난 오후 시간이나 휴일에는 대부분 병원 선생님들이나 친구들과 시간을 보냈습니다. 사실 저는 일본어를 거의 하지 못하고 일본 친구들 또한 대부분 영어로 소통이 어렵기 때문에 언어의 장벽이 클 것이라 생각했고, 초반에는 서로 어색하게 인사만 주고받았습니다. 하지만 불편한 시간도 잠시, 우리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와 손동작을 섞어 소통하면서 빠르게 가까워졌습니다. 학교 신입생 환영회 동아리 공연도 즐기고, 규슈대 밴드부 친구들과 지역의 큰 불꽃축제 행사도 구경했으며, 운동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매주 축구, 배구, 등산 등을 함께 하며 일본의 문화생활을 온전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규슈대 친구들과 병원 선생님들이 일본 가정식 요리를 해주고 싶다며 여러 번 집에 초대해주어 놀러가기도 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집에 사람을 초대하는 의미가 크기 때문에 미리 예절에 대해서도 검색해서 공부하고, 집에 방문할 때에 간단한 선물을 준비하는 일본 문화인 ‘오미야게’도 잊지 않았습니다. 일본식 생선구이와 솥밥을 함께 만들어 먹기도 했고, 다 함께 모여 타코야키에 여러 토핑을 넣어 만들어 먹기도 하였습니다. 보답하고 싶은 마음에 마지막 주에는 한인 마트에서 장을 봐서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이라는 치즈 닭갈비와 부추전을 요리하여 대접하였습니다. 출국하는 날에는 친구들이 몰래 공항까지 마중 나와 떠나는 순간을 함께해주었고 아쉬운 마음에 조만간 한국에서 만나기로 약속했습니다.
비행기로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제주도만큼 가까운 나라이지만 언어도 문화도 다른 점이 많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본과 4학년 한 달이라는 시간은 학업, 진로 등의 여러 이유로 중요한 시간이겠지만, 앞으로는 평생 해볼 수 없는 의과대학 학생으로의 마지막 소중한 경험을 했고, 후회 없는 한 달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국제 교류 프로그램이 앞으로도 활발히 이어져 많은 후배들도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의학과 4학년 김재영

 

1. 일본 도착부터 병원 첫 실습까지 시간 순서 나열 및 간단 정보
일본에 도착하면 학생과(우리로 치면 행정실)선생님께서 입국장 앞에서 ‘규슈대병원’ 팻말을 들고 기다리고 계십니다. 가서 인사드리면 택시를 타고 기숙사까지 안내해주십니다.
규슈대 병원에서는 하루 기준 2,500엔을 지원해줍니다. 저희는 총 약 7만엔정도를 지원받았습니다. 해당 사진의 택시 요금 역시도 이 곳에서 지불되기 때문에 돈 낼 일은 없습니다.
도착한 기숙사 실내의 모습입니다. 이 보고서를 보는 후배 님들이 어떤 기숙사를 쓰실지는 모르겠지만 같을 수 있기에 자세하게 기술하도록 하겠습니다. 본 기숙사의 위치는 2-chome-3-41 Arato, Chuo Ward, Fukuoka, 810-0062입니다.
방 내부 : 냉장고, 책상과 의자, 3단 서랍장, 스탠드, 침대프레임(메트리스X), 바닥에 까는 두터운 이불, 덮는 얇은 이불, 덮는 두꺼운 이불, 옷장 2개, 신발장 1개, 우산 꽂이 1개, 화장실 1개
베란다 : 베란다
기숙사 건물 : 남자 세탁방은 3층 끝 방, 식당은 2층입니다. 22시까지는 자율 사용가능하며 전자레인지와 정수기 정도 사용가능합니다. 정수기에서는 찬 물, 뜨거운 물, 녹차가 나옵니다. 1층에는 자판기도 있지만 한 번도 사용해본 적은 없습니다. 친구가 온다면 1층 로비에 계신 분께 미리 말해야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안 해도 상관은 없습니다. 다만, 5일 전에 말하면 추가 이불을 유료로 빌릴 수 있습니다.
규슈대 병원의 모습입니다. 남쪽이라 그런지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나무들이 있습니다. 규슈대병원은 백병원에 비해 상당히 크기 때문에 첫 출근 날에는 길을 헤매는 시간을 고려해서 조금 넉넉하게 가시는 걸 권합니다.
기숙사에서 20-30분 정도 걸어가면 있는 시청에 있는 헬스장입니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이, 일본에서 헬스라는 단어는 한국에서와는 다른 의미이고, 근육 트레이닝이라고 불립니다. 줄여서 ‘킨-토레’라고 합니다. 헬스장의 위치는 [?810-0042 Fukuoka, Chuo Ward, Akasaka, 2 Chome-5-5 福岡市立中央?育館] 입니다.

2. 규슈대 병원 피부과 실습

1) 첫 날
처음 실습을 가게 되면 8층에 staff room이라고 써있는 의국에 가서 소개를 받게 됩니다. 아마 가장 먼저 본격적으로 과를 설명하시는 분이 있다면 그 분이 펠로우 선생님일겁니다. 피부과의 경우 교수님은 1명이고 그 밑에 펠로우 선생님 3명, 각 펠로우 선생님을 팀장으로 전공의 선생님들이 2~3명(+인턴)있습니다. 팀단위로 움직이기에 한 팀으로 배정받고 같이 실습을 돌면 됩니다.
잠깐 쉬라고 하시면 동일하게 8층에 conference room이 있습니다. 거기가 학생들이 쉬(숨어있)는 곳입니다.

2) 실습 일정
실습 분위기는 굉장히 자유롭습니다. 월요일 11시쯤 있는 교수님과의 전체 회진을 제외하면 안 와도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오히려 왔을 때 많이 신경 써주시며 최대한 알려주려고 하십니다.
월요일 : 9시부터 배정된 팀의 선생님들과 함께 실습을 하다가 오전 일이 다 끝나면 컨퍼런스룸에 가서 쉽니다. 이후 11시에 교수님과의 전체 회진을 돌고, 12시쯤 제약회사에서 홍보차 프리젠테이션을 쉬던 컨퍼런스룸에서 진행합니다. 이때 맛있는 도시락도 제공됩니다. 이후 자율 퇴근
화요일 : 보통 수술들이 화요일과 목요일에 몰려 있습니다. 수술 참여도 자유입니다. 참여할 경우 말이 잘 안통하니까 스크럽을 세우시지는 않지만 영어로 최대한 알려주려고 하십니다.
수요일 : 수요일은 일본인 재학생들이 로컬 병원에 외래참관을 나가는 날이라 교환학생은 할게 없습니다.
목요일 : 화요일과 동일합니다.
금요일 : 금요일은 아침에 자율 출근하여 월요일에 하던 회진 이전의 실습들을 하다가 자율 퇴근하면 됩니다.

3) 회식
피부과는 회식을 총 3번했습니다.
첫 번째 회식은 의국단위로 하여 양식당에서 1차, 가라오케에서 2차를 했고
두 번째 회식은 팀단위로 하여 팀장 펠로우 선생님께서 스시 오마카세를 사주셨고
세 번째 회식은 팀의 전공의 선생님께서 회와 해산물 요리들을 사주셨습니다.
가기 싫은 거 없이 전부 맛있고 재밌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스시 오마카세는…

4) 일본어 실력
타의적인 빡센 실습을 원치 않으실 경우 일본어를 잘 하시더라도 전공의 선생님, 펠로우 선생님, 교수님께는 일본어를 못하는 척을 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라포형성(을 통한 스시 오마카세 회식)을 원하신다면 조금 정도는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열어두시고, 드문드문 알아듣는 티를 내다가 첫 전체 회식 때 본 실력을 드러내시면, 선생님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좀 친해지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5) 포트폴리오 : 없음.
6) 후회 : 없음.

의학과 4학년 송석하

 

 

저는 2023년 5월 8일부터 6월 2일까지 4주간 준텐도 의과대학에서 임상실습 프로그램에 참여하였습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 인제대학교 백병원으로 임상실습을 온 일본 학생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일본의 의과대학과 의료 시스템이 우리나라와 비슷한 듯하면서도 굉장히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에 일본의 의과대학 임상실습을 직접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고 굉장히 새로운 경험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 준비 과정

Clinical Observership Program - Juntendo University 홈페이지에 나온 안내를 따라 신청합니다. 요구하는 자료들을 모아 이메일을 (지메일 사용 추천) 주고받으며 신청 절차를 진행하게 됩니다. 재학증명서부터 영어능력시험 점수, 예방접종 증명서 등 요구하는 자료가 많고 준텐도 의과대학 자체에서 만들어 둔 양식에 맞춰 작성하도록 되어 있는 부분들도 많기 때문에 자료를 준비할 때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습니다. 
준텐도 의과대학에서는 실습 학생을 모집하고 따로 선발 과정을 거치는 것이 아니라 선착순으로 임상실습 기회를 줍니다. 임상실습을 신청할 때부터 희망과를 선택해서 그 과에 맞춰 신청서를 작성하고 제출하게 되는데, 5개월 전에 신청을 하는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과의 정원이 차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빠르고 정확하게 필요한 자료를 준비하여 신청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준텐도 측에서도 수신하는 메일이 많기 때문에 답장을 줄 때까지 며칠이 걸리게 되므로 처음에 이메일을 보낼 때부터 누락되는 내용이 없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저는 정신과 2주, 소화기 내과 2주로 실습을 하게 되었습니다. 

2. 교환학생 생활 (정신과, 소화기 내과 실습)
준텐도 의과대학은 도쿄 안에서도 상당히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병원 건물도 여러 개고 이동 통로도 여기저기 갖추어져 있으며 전반적으로 시설이 매우 좋았습니다. 준텐도 의과대학은 외국 의과대학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대학으로 International Center가 따로 마련되어 있어 교환학생들에 대한 지원 또한 굉장히 잘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1-2주차는 정신과 실습으로 혼자 실습에 참여하였습니다. 다른 과와 다르게 정신과의 경우에는 JLPT N1 자격증을 보유해야 신청이 가능했는데 그런 만큼 일본어 능력이 매우 중요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컨퍼런스, 회진, 외래참관에 참여해야 했고 그 외에 따로 더 배우고 싶은 부분이 있는 경우 교수님께 말씀을 드리면 실습 기회를 마련해주셨습니다. 준텐도 의과대학의 경우 임상과도 연구동을 배정받아 각자 연구를 진행해나가고 있었는데 이에 관해 흥미가 있다고 말씀드리니 정신과 연구동을 견학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3-4주차는 독일 학생과 함께 소화기 내과 실습에 참여하였습니다. 회진, 외래참관보다는 각종 검사 참관이 중심이 되었는데 내시경 검사, ERCP, 간 생검 등 다양한 검사를 참관할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들께서 검사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시고 수시로 저희에게 질문을 건네거나 저희의 질문에 답해주셔서 굉장히 유익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준텐도에서 개발한 클립이 달린 기구를 이용하여 위암 수술을 진행하는 것도 볼 수 있었는데 기구의 원리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주셔서 그 과정을 온전히 이해하며 수술을 참관했던 경험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소화기 내과에서는 학생들 단체로 참가하는 일정도 있었기 때문에 준텐도 학생들과 교류할 기회도 더 많았습니다. 서로의 나라에서 의과대학 졸업 후 보통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는지, 병원 시스템은 어떤지 등 이야기를 나누면서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3. 다녀온 뒤

개인적으로 일본 의과대학의 임상실습에 굉장히 흥미가 있었기 때문에 실습을 가기 전부터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준텐도 의과대학에서의 임상실습 경험은 그 기대를 뛰어넘는 경험이었습니다. 단순히 일본의 의과대학 시스템, 병원 체계에 대해 알 수 있었을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나라에서 온 의과대학 학생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볼 기회가 많았습니다. 특히 앞서 언급했듯 준텐도 의과대학은 외국 의과대학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그만큼 교환학생의 신분으로도 해볼 수 있는 경험이 다양했습니다. 교환학생이 피케이실처럼 사용하게 되는 건물인 Central Center에 수술 시뮬레이터도 갖춰져 있어 자율적으로 사용해볼 수 있었고 그 외에도 궁금한 사항에 대해서는 International Center에 문의하면 바로 관련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었습니다. 주어진 기회들이 정말 많아서 거기서 어떤 것을 얼마나 얻어갈 것인지가 학생 개개인에게 달려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만약 준텐도 의과대학 임상실습을 시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후배분들이 계시다면 꼭 도전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새로운 경험을 해볼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실습에 참여하고 진로에 대해 보다 폭넒게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임상실습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해주시고 무사히 실습을 마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의학과 4학년 박서영

 


 

 

저는 2023년 5월 15일부터 6월 9일까지 총 4주간 일본 도쿄에 있는 준텐도 의과대학에서 교환학생으로서 임상실습 프로그램에 참여하였습니다. 일본어를 거의 하지 못하는 상태였기에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에 걱정이 많았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정말 소중하고 값진 경험을 많이 하게 되었고, 다녀오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신경외과, 상부위장관 외과, 소아청소년과 실습

준텐도의대는 자체적인 교환학생 프로그램의 체계가 잘 정립되어 있어서 4주 간의 스케줄을 짤 때에 실습생 TO 표를 보고 자신의 흥미를 고려하여 원하는 대로 스케줄을 짤 수 있는 점이 좋았습니다. 저는 총 4주의 실습 기간 동안, 신경외과에서 1주, 상부위장관 외과에서 1주 그리고 소아청소년과에서 2주(일반분과 1주, 신생아분과 1주)를 보냈습니다.

1주차의 신경외과 실습에서는 영국에서 온 교환학생 친구와 함께 실습을 돌았는데, 일본뿐만 아니라 영국의 의료 시스템까지도 어느 정도 알 수 있어서 좋았고, 준텐도의대의 신경외과 규모가 커서 다양한 케이스의 수술을 볼 수 있어 뜻깊었습니다. 

2주차의 상부위장관 외과 실습에서는 다른 것들도 좋았지만, 특히 수술 시뮬레이션 센터를 방문했던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의과대학에 위치한 수술 시뮬레이션 센터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복강경 모형과 로봇 수술(다빈치) 모형을 이용하여 수술 시뮬레이션을 해 볼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려웠지만, 다른 곳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것이기에 열심히 실습에 참여하였습니다. 
3, 4주차의 소아청소년과 실습에서는 매일 컨퍼런스와 회진에 참여하였고, 다양한 검사나 술기가 있을 때에도 참관하였습니다. 소아청소년과에는 총 4개의 분과와 45명의 의사가 있었는데, 이들이 서로 협력해서 문제를 의논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보는 것이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제 걱정이 무색하게도, 4주 간 만났던 모든 의료진들과 학생들이 저를 환영해주었고 너무나 친절하게 대해주었습니다. 제가 일본어를 거의 하지 못했기에 항상 저를 위해 컨퍼런스나 회진 내용을 영어로 번역해주는 선생님이나 친구가 있었고, 덕분에 지루하지 않게 잘 집중해가며 실습을 돌 수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만난 선생님이나 친구들과 병원 이야기도 하고, 서로의 문화 이야기도 하며 친해지는 과정이 무척 즐거웠습니다. 

만약 본과 4학년 때에 일본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할 지 고민하는 후배가 있다면, 저는 무조건 도전해보라고 조언해주고 싶습니다. 본과 3학년 때 임상실습에서 경험한 우리나라의 의료 체계와 일본의 의료체계가 어떻게 같고 다른지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고, 낯선 곳에서 혼자 4주 간 생활해보면서 나의 성향이나 진로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일본인들이 친절하긴 하지만 더 많이 배우고 친해지고 싶다면 조금씩이라도 일본어 회화를 연습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나부터 적극적이고 친절한 태도를 보인다면 어디서든 잘 적응해서 즐거운 한 달을 보내고 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끝으로 이렇게 좋은 배움의 기회를 마련해주신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의학과 4학년 이예림

 

평소에도 일본 문화에 관심이 많았고 이후 의사가 되었을 때 일본에서 유학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던 터라 이번 교환학생 활동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2명의 학생이 교환학생으로 선발되었으며, 일본 치바 대학교의 기숙사 공사 사정으로 인해 제가 먼저 4주를 실습하고, 이후 다른 학생이 남은 4주를 실습하게 되었습니다. 실습 가능한 과는 내과와 외과 등 메이저만 가능하다고 공지 받았기에 관심이 있는 내과 쪽으로 배정을 부탁드렸으며, 2주동안 신경내과, 나머지 2주동안 호흡기내과를 돌았습니다. 본과 4학년 개강 전, 일본의 교환학생 담당자분과 실습에 필요한 서류를 메일로 여러 번 주고받았고, 줌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였으며 내용은 자기 소개, 지원 동기, 다른 국가가 아닌 일본에서 실습을 하고 싶은 이유 등 부담 없이 대답할 수 있는 질문들이었습니다. 인터뷰는 일본어나 영어 어느 쪽이든 가능하나 저는 일본어로 대화하는 것이 더 편해서 전자로 했습니다.

5월 8일, 개인적으로 친하게 지내는 치바 의대의 본과 4학년 친구에게 마중을 나와달라고 부탁했고 덕분에 길을 잃지 않고 무사히 대학교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첫날은 오후 3시, 병원 본관 1층에서 행정실 직원과 함께 OT를 진행하였습니다. 두 분께서 오셨고, 와이파이 사용법과 기숙사비 영수증 등 각종 필요한 자료를 종이봉투에 담아 주시고 설명해 주십니다. PHS라는 구형 휴대전화를 하나 주시는데, 병원 내에서만 연락이 가능한 물건이며, 병원에서는 항상 가지고 다니며 절대 잃어버리면 안 됩니다. 병원의 주요한 곳을 함께 돌아다니며 다음날 집합 장소, 학생 탈의실, 행정실 위치, 기숙사 위치를 알려주셨습니다.

1. 신경내과 (2023.05.09~05.19) 

다음날 아침 9시, 5층 스테이션에서 교환학생 담당 선생님이신 스이치 선생님을 뵈었습니다. 시간표는 이 때 받았으며, 앞으로의 2주 계획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곧바로 6층 강의실에 가서 쿠와바라 사토시 교수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영어 또는 일본어 중 고르라고 하셨는데 저는 일본어로 부탁드렸습니다. 스이치 선생님께서 PPT를 전부 영어로 번역한 자료를 인쇄해서 주시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일본어가 된다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이후 EMR 사용법을 알려주셨고, 환자 1명을 배정해 주셨습니다.

제가 담당한 환자는 CIDP(만성염증성탈수초다발신경병증, chronic inflammatory demyelinating polyneuropathy)가 강력히 의심되어 타병원에서 전원된 54세 여성 환자였습니다. 처음에는 일본 학생들과 동일하게 케이스 발표를 하려고 하였으나, EMR 컴퓨터가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지 않고, 보안상 자료를 밖으로 빼내는 것이 불가능하여 Disease review를 하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오후에는 교수님과 함께 회진을 돌았습니다. 본과 3학년 때 수없이 회진을 돌아봤지만, 한국에 비해서 일본은 회진에 걸리는 시간이 2배 이상으로 길고, 모든 것이 교수님 위주로 돌아가게 됩니다. 일본은 한 과에 교수님이 1~2명이고, 나머지는 부교수님 및 선생님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컨퍼런스를 할 때도 레지던트 선생님들이나 다른 분들이 환자 치료에 있어서 자문을 구하고자 할 때 모든 것을 교수님께 질문하다 보니 최소 2시간 이상 걸리곤 했습니다. 

이후로는 매일 아침 회진, 환자보고, 외래참관, 증례토의, 근전도 검사 및 초음파 검사 참관 등 루틴대로 일정이 이루어졌으며, 중간중간 척수천자 실습, 신경계 검사 실습 및 실제 환자에게 적용해보기 등 활동이 포함되었습니다. 실습의 강도는 본과 3학년 내과 실습과 동일하게 느껴졌습니다.

모든 과정에 있어서 학생들이 확실히 배울 수 있도록 선생님들께서 일대일로 가르쳐 주시고, 제대로 이해했는지 시켜 보시고,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 주되 그 이유를 논리적이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셔서 기억에 오래 남았습니다. 본과 3학년 때 실습할 때는 병원 실습 자체가 처음이라 낯설기도 하고 실수하면 어떡하나 막연한 걱정이 있었는데, 일본에서는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새로운 것을 배워 나가는 재미에 초점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한국에서 홀로 온 저를 챙겨주고, 맛집에 함께 가주고, 이야기도 정말 많이 나눴던 일본 본과 4학년 친구들에게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2. 호흡기내과 (2023.05.22~06.02)

다음은 호흡기내과 실습입니다. 신경내과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일정이었습니다. 병동 회진, 외래 참관, 컨퍼런스 참관, 심초음파 참관, 기관지내시경 참관, 강의 등 본과 3학년 호흡기내과와 거의 동일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이번에도 동맥혈 채혈, 복수 천자, 폐음 청진 및 감별, 복부 초음파 소견 감별과 같은 능동적인 실습 활동이 있었으며, 실기 도구들이 최신이고 성능이 좋아서 실제 환자와 같은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선생님께 여쭤보니 치바 대학교가 학생들의 술기 교육에 매우 열정적인 편이라 이런 기기와 시설을 마련하는 것에 적극적이라고 하였습니다.

배정받은 환자는 총 3명이었습니다. 88세 남성 Interstitial pneumonia, 64세 여성 Mycobacteroides abscessus, 51세 여성 Pulmonary hypertension with systemic sclerosis입니다. EMR 내용은 일본어, 영어 번역기 버전, 한국어 번역기 버전 총 3가지 종류로 인쇄해서 주셔서 읽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호흡기내과 또한 마찬가지로 별도의 케이스발표는 진행하지 않고 마지막 주차에 발표할 때 어떤 환자를 만나 어떤 것을 공부하였는지 간략히 발표하는 것으로 하였습니다.
발표는 마지막주 수요일 오후 2시에 했습니다. 약 10분 분량으로 준비하였으며 일본어와 영어모두 사용하였습니다. 내용으로는 자기소개, 인제대학교 학교 소개, 커리큘럼 소개, 병원 5곳 소개, 일본 실습에서 배운 점 및 공부한 내용, 일본과 한국 병원의 차이점을 다뤘습니다.
4주동안 일본에서 지내며 세상을 보는 눈이 한층 넓어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본의 수준 높은 교육을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으며, 기회가 된다면 일본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하여 유학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학과 4학년 박혜원 

 

 

 

COVID-19과 관련된 상황이 나아지면서 2022년 10월에 겨우 대한민국과 일본 사이의 여행이 자유로워졌습니다. 인제 의과대학도 이 상황에 맞추어 일본 실습을 갈 학생들을 모집하였고, 치바의과대학에 갈 두 명 중 한 명으로 제가 뽑혔습니다. 그 후 치바 의과대학과의 비대면 면접을 거쳐, 교학부 직원 분과 메일을 주고받으며 필요한 서류들을 2023년 6월까지 틈틈이 챙겼습니다.


처음 치바역의 7번 버스 탑승장에서 3번, 3-1번 버스를 타고 치바대학병원에 도착하면, 메일을 주고 받았던 직원 분이 오셔서 숙소나 병원 안의 길 및 학생증 배부, 보험료, 숙박비 결제 등 기본 안내를 해주십니다. 실습 이외 치바대학 내에서 곤란한 일이 있으면 근무 시간 내에 이메일로 연락을 잘 받아 주시니 이분에게 감사합시다.
먼저 숙소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대학병원을 정면으로 바라보았을 때 오른편에 자전거들이 세워져 있고, 그 쪽에 동인회 약국을 볼 수 있습니다. 그 계단을 바로 내려가면 ‘레지던스 이노하나’라는 1인 1실 숙소가 있습니다. 병원과의 거리는 도보 3분입니다. 병원 안의 길만 익숙하다면 10분 전에 숙소를 출발해도 제때 일정에 맞게 도착할 수 있습니다. 본래 이 숙소는 대한민국의 인턴에 해당하는 초기연수의 분들이 머무는 숙소지만, 외국인 학생들에게도 방을 1박 2000엔에 빌려주고 있었습니다. 치바 의과대학에서 실습을 도는 외국인 학생은 무조건 이곳에서 머물러야 하므로, 각 진료과가 학생을 받을 수 있는 시기와 이곳의 방이 남는 시기의 교집합에서 저희 두 명의 실습 일정이 정해졌습니다.

뇌신경내과, 호흡기내과 실습

저는 2주씩 뇌신경내과(한국에서는 신경과)와 호흡기 내과에서 실습을 돌았습니다. 두 진료과의 실습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회진, 외래, 검사, 컨퍼런스 참관, 술기 교육, 학생 강의로 구성되었습니다. 따라서 실습을 하는 동안 일본과 한국의 차이점으로 느낀 것을 주로 서술하겠습니다.

일본에서 느낀 가장 큰 차이점은 언어였습니다. 의학 용어를 한자어로만 쓰므로 회진이나 컨퍼런스 때 한자의 발음으로부터 어느 의학용어를 지칭하는지 짐작하는 감이 필요했습니다. 다행히 한자어여도 한국의 의학서적에서 접한 적 있던 단어들이라 낯설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모르는 부분에 대해 선생님들께 여쭤보면 그 단어가 영어로 무엇인지 잘 알려주셨습니다.

또 특이했던 것은, 대학병원과 그 외 시중병원의 역할이 명확히 나뉘어져 있어서, 대학병원은 정말로 진단이나 치료가 어려운 환자를 위해 기능하고 있었습니다. 가령 제가 뇌신경내과 실습 도중 알게 된 내용으로, 응급이지만 오히려 흔한 뇌졸중환자는 근처의 시중병원인 아오바 병원의 응급실에서 받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루게릭병 환자의 의료연락(전달체계)에 대해 뇌신경내과에서 국립치바동병원과 컨퍼런스를 여는 등, 다른 병원들과 환자 분류 및 전원에 대해 협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치바대학병원도 뇌신경외과에서 뇌혈관 환자를 보지만, 뇌신경내과는 뇌혈관 환자를 받지 않는 대신 말초신경질환을 앓는 환자들의 병을 감별하는데 전문성을 지녔습니다. 저의 뇌신경내과 실습을 맡아 주신 스이치 토모키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POEMS 증후군은 주로 하지의 저림, 더 나아가 손 저림이나 호흡곤란이 있으면서 흉수와 복수가 차는 증후군으로 일본에서는 400명의 환자가 있다고 합니다. 그 중 60명의 환자를 치바대학병원에서 맡고 있다고 하니, 일본 전체 인구가 1억 2천만 명 정도에 치바 현의 인구가 620만 명 정도인 걸 생각하면, 대학병원임을 감안해도 이곳의 뇌신경내과가 특화된 면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컨퍼런스 때도 Krabbe 병이나 Paramyotonia congenita 등 희귀한 질환들이 자주 언급되었습니다.

호흡기 내과 실습 도중 COPD 급성 악화 환자를 보기 위해 응급실에 내려갔을 때 응급실의 입원실은 거의 차 있었지만, 처음 환자를 눕히는 관찰실에는 그 환자 이외 다른 환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직접 후기연수의(한국의 레지던트)에게 여쭤봤을 때 응급환자 운송 단계에서 대학병원 응급실은 중증도가 받쳐주지 않으면 후순위에 속한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다음으로, 술기 실습을 할 때 모형들이 상당히 실감나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치바대학병원의 East wing 1층에는 Chiba Clinical Skill Center(이하 CCSC)가 있어서 이곳에서 학생들이 교수님이나 전공의들의 도움을 받아 술기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아래 사진의 예약 스케쥴 표에서 여러 방의 수업 계획이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뇌신경내과에서는 요추 천자를 해보았고, 호흡기내과에서는 흉수 천자와 동맥혈 채혈을 해보았습니다. 요추 천자는 주사기를 모형의 척추 사이로 찌르고, 척수관에 도달하면, 다른 관과 연결해 압력을 재고, 뇌척수액을 받아오는 과정을 재현했습니다. 흉수 천자는 초음파를 모형의 늑골 사이 공간에 대어 흉수가 낮은 에코음영으로 보이는 걸 파악하고, 늑골의 윗 경계의 위로 주삿바늘을 찔러 흉막이 느껴지면 그곳에 리도카인을 넣은 후 다시 카테터를 찔러 흉수를 빼 보는 과정을 모형으로 재현했습니다. 그리고 동맥혈 채혈 모형도 알렌 테스트로 양쪽 동맥을 누르면 불이 들어오고, 한 쪽을 풀면 불이 사라지는 것으로 표현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치바대학병원의 의국은 각 진료과마다 교수님이 단 한 분 계셔서, 2주에 한 번씩 컨퍼런스를 통해 선생님들이 각자 담당하는 환자의 경과 및 치료를 보고하고 이에 대해 교수님께서 피드백을 주신 후 의국원 모두와 실습 학생들이 함께 교수님과 회진을 도는 시간이 있습니다. 한국과 사뭇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도 있겠습니다.

실습과 별개로 치바 의과대학 학생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기회도 있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의대 교육 과정, 국시 일정, 해부 실습 이야기, 자취 생활, 앞으로 지원할 병원 등등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 제도의 차이는 있더라도, 거기에 대응하여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서로 비슷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치바에서 도쿄까지는 편도 한 시간 반 정도 걸리므로 주말에 나들이를 나가볼 수 있습니다. 저는 오락실을 둘러보기 좋아하여 이에 맞춰 계획을 세웠는데, 또 다른 취미가 있으신 분은 각자의 개성에 맞게 계획을 세워보는 재미가 있겠습니다. 치바에서 유명한 곳으로는 도쿄 디즈니 랜드, 나리타산의 신쇼지와 오모테산도가 있으니 한 번쯤 들르는 것을 권합니다. 이동할 때는 구글 지도에서 경로 검색을 하면 비용과 소요 시간 견적을 잡을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저는 이번 실습을 통해 한국과 일본의 임상 현장의 분위기가 어떻게 차이가 있는지 간략하게나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마 일본어의 실력에 비례하여 얻어갈 수 있는 것이 더욱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실습만이 아니라 예상치 못한 만남과 인연들도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저희 후배들도 새로운 경험을 통해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긴 기간 동안 해외에서 실습을 할 기회를 주신 윤보영 교수님과 학장님, 그리고 치바대학병원 교수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많은 절차를 도와주신 인제 의과대학 행정실 선생님과 치바 의과대학 교학부 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의학과 4학년 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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