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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교류대학 임상실습 소감문 (규슈의대 편)
create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관리자
access_time
2023.09.19 12:08
visibility
381
김상우(규슈)
김재영(규슈)
송석하(규슈)
박서영(준텐도)
이예림(준텐도)
박혜원(치바)
정상현(치바)
코로나로 인해 몇 년 간 중단되었던 일본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올해 다시 진행한다는 공고를 보았을 때, 몇 년 전 규슈 대학 병원의 해부 실습에 참가했던 선배가 추천한 기억이 떠올라 고민 없이 지원하였습니다. 대부분의 해외실습은 4주동안 진행되었지만 실습기간에 일본의 공휴일 주간인 골든위크가 포함되어 총 5주간 실습을 진행하였습니다. 실습 시작 전날인 일요일, 김해 국제공항에서 석대현 교수님과 함께 후쿠오카 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공항에는 직원 분과 규슈 대학 본과 4학년 학생 3명이 함께 맞이해주었고, 그렇게 2023년 4월 10일부터 5월 12일까지, 일본에서의 5주 실습이 시작되었습니다.
기숙사는 후쿠오카의 중심지인 오호리 공원 근처에 있었습니다. 병원까지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편도 30분 정도 걸리는 위치였지만 접근성이 뛰어나고 깔끔한 동네라서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관리인분들이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따뜻하게 맞이해 주셨고, 1인 1실의 넓은 방과 조식, 석식을 무료로 제공해주었습니다. 또한 실습 기간동안 대학 측에서 생활비로 사용할 수 있는 장학금을 제공해주어 풍요롭게 여가생활을 즐기며 실습 기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일본은 구제국 7대학이라 불리는 국립대가 굉장히 인기 있으며, 규슈 대학 의학부는 일본 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학교입니다. 캠퍼스는 병원, 의과대학, 치과대학 및 각종 연구실로 굉장히 넓었으며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일본은 대학병원의 의국 구성이 한국과 조금 다른데, 각 과의 교수는 단 1명으로 과장 교수님으로 불리고, 그리고 부교수 1~2명과 조교수로 구성됩니다. 제가 참여한 실습에서는 회진도 과장 교수님을 필두로 약 50명 이상의 모든 의사들이 함께 돌며 환자의 경과를 보고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저는 정형외과를 선택하여 5주 동안 실습하였습니다. 규슈 대학 병원은 일본에서 3번째로 역사가 깊은 정형외과 의국으로, 특히 과장 교수님의 전문 분야인 고관절 파트로 유명했습니다. 일본 수술실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기도 했고,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노인 인구의 비율이 훨씬 높아 정형외과 환자가 많기 때문에 정형외과 실습에 배울 점이 많을 것 같아 정하게 되었습니다.
[정형외과 병원 실습]
다른 교환 학생들은 대부분 본과 3,4학년 학생들과 함께 같은 실습 일정을 진행하였지만, 저는 인턴, 레지던트 선생님들과 함께 실습을 진행했습니다. 첫 날, 교환학생을 소개하는 시간이 있어 모든 교수님들과 선생님들 앞에서 간단히 일본어 자기소개를 하였는데, 모두 반갑게 맞이해주시고 병원에서 마주치면 알아보고 먼저 말을 걸어 주셔서 편한 마음으로 실습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기본적인 일정은 회진, case 컨퍼런스, 수술 참관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일본어로 진행하는 case 컨퍼런스와 회진에는 교수님께서 직접 영어로 동시 통역을 해주시면서 환자의 입원 경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수술이 예정된 날에는 선생님들과 미리 검사 영상 사진을 보며 수술의 적응증, 수술 방법에 대해 공부하고, 함께 의논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수술실에서는 참관 뿐만 아니라 직접 수술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많이 주시고 정형외과의 여러 분과 중 관심 있는 파트가 있으면 참관 기회를 더 많이 주려고 배려해 주셨습니다. 일본에서 사용하고 있는 최신 의료기기들을 이용한 수술도 직접 보고, 한국과 일본 수술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해볼 수 있었습니다.
일본 공휴일인 골든위크 주간에 미국 스탠포드 대학병원과 규슈 대학 병원의 정형외과 SYMPOSIUM 개최되어 행사에 참여하였습니다. 규슈 대학병원 정형외과에서는 파견 근무를 통해 수 십년 동안 스탠포드 대학 정형외과와의 교류를 이어오고 있었고, 올해는 규슈 대학에서 스탠포드 대학병원의 교수님들을 일본에 초청하여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교수님들의 연구와 최신 지견에 대한 발표와 강연 등이 주를 이루어 학문적 내용에 대한 이해가 쉽지는 않았지만, 여러 나라의 교수님들의 재치 있는 발표와 자유롭게 질문을 주고받고, 정중하게 의견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배울 점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또한 실습 3주차에는 그동안 수술실에서 참관한 인공무릎관절전치환술(Total knee arthroplathy, TKA)을 모형을 통해 직접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정형외과 수술 장비들을 직접 사용해 볼 수 있어 신기하고, 지도교수님께서 직접 사용법을 보여주시면서 도와주셔서 성공적으로 모형 제작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문화 교류]
저는 출국 당일까지도 후쿠오카의 관광지에 대해 아무런 조사도 하지 않고 한국을 떠났습니다. 교환학생 신분으로 다른 나라에 방문하는 평생의 한 번 뿐인 기회인 만큼 한국인들이 방문하는 관광지가 아닌, 일본 의과대학 학생들의 일상생활에 스며드는 경험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 곳에서 운이 좋게도 정말 많은 좋은 친구들을 만났고, 실습이 끝난 오후 시간이나 휴일에는 대부분 병원 선생님들이나 친구들과 시간을 보냈습니다. 사실 저는 일본어를 거의 하지 못하고 일본 친구들 또한 대부분 영어로 소통이 어렵기 때문에 언어의 장벽이 클 것이라 생각했고, 초반에는 서로 어색하게 인사만 주고받았습니다. 하지만 불편한 시간도 잠시, 우리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와 손동작을 섞어 소통하면서 빠르게 가까워졌습니다. 학교 신입생 환영회 동아리 공연도 즐기고, 규슈대 밴드부 친구들과 지역의 큰 불꽃축제 행사도 구경했으며, 운동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매주 축구, 배구, 등산 등을 함께 하며 일본의 문화생활을 온전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규슈대 친구들과 병원 선생님들이 일본 가정식 요리를 해주고 싶다며 여러 번 집에 초대해주어 놀러가기도 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집에 사람을 초대하는 의미가 크기 때문에 미리 예절에 대해서도 검색해서 공부하고, 집에 방문할 때에 간단한 선물을 준비하는 일본 문화인 ‘오미야게’도 잊지 않았습니다. 일본식 생선구이와 솥밥을 함께 만들어 먹기도 했고, 다 함께 모여 타코야키에 여러 토핑을 넣어 만들어 먹기도 하였습니다. 보답하고 싶은 마음에 마지막 주에는 한인 마트에서 장을 봐서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이라는 치즈 닭갈비와 부추전을 요리하여 대접하였습니다. 출국하는 날에는 친구들이 몰래 공항까지 마중 나와 떠나는 순간을 함께해주었고 아쉬운 마음에 조만간 한국에서 만나기로 약속했습니다.
비행기로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제주도만큼 가까운 나라이지만 언어도 문화도 다른 점이 많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본과 4학년 한 달이라는 시간은 학업, 진로 등의 여러 이유로 중요한 시간이겠지만, 앞으로는 평생 해볼 수 없는 의과대학 학생으로의 마지막 소중한 경험을 했고, 후회 없는 한 달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국제 교류 프로그램이 앞으로도 활발히 이어져 많은 후배들도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의학과 4학년 김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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