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e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관리자access_time 2017.04.20 12:03visibility 320
2주간의 규슈대학교 의과대학 방문은 마치 2일처럼 느껴질 정도로 굉장히 재미있었고, 다녀온 지 일주일이 된 지금까지도 규슈에서의 추억들이 아른거린다. 큰 기대 없이 출발했던 단기교환학생 프로그램이었지만 너무나 많은 것들을 배우고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우리가 2주간 숙소로 이용했던 하카타 컴포트 호텔은 후쿠오카에서 교통의 요지와 같은 곳인 하카타역에 있었기에 규슈의과대학에 등교하거나 다른 동네로 나가기에 굉장히 편리했다.처음 학교를 간 날부터 간단하게 우리를 소개한 후 바로 해부학 실습에 들어갔다. 각 조는 일본학생 4명씩 구성이 되어있었으며, 우리 6명은 각자 랜덤으로 한 조씩 들어가게 되었고 나는 9조에 편성되었다. 사실 처음 해부실에 들어갔을 때부터 충격의 시작이었다. 우리 학교 해부실에 비교하였을 때 포르말린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 다는 것이 신기하였고, 모든 해부상 위에는 시신의 머리부분과 골반부분이 덩그러니 잘려서 올려져 있었다는 것이다. 같은 조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규슈대 해부실습은 시신의 몸을 부위별로 모두 분해하여 해부한다고 하였다. 근육과 신경, 혈관들을 더욱 더 자세히 손쉽게 볼 수 있는 장점은 있었지만, 몸의 일부만 올려놓고 실습을 하니 시신이라는 생각이 잘 안들고 마치 모형과 같이 무감정으로 실습을 하게 되는 것 같은 단점이 있었다. 한국에서 임상과정을 모두 공부하고 다시 한 번 해부학 실습에 참여해보니 해부학적인 구조들을 임상과 연계하여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고, 관련된 기본적인 임상지식들을 같은 일본인 조원들에게 설명해주니 굉장히 흥미로워 했었다.
올해는 lab tour를 한번밖에 하지 못했는데, 우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신경써주시던 Jinno 교수님의 연구실과 실험실들을 구경하였다. Jinno 교수님은 해부학교실 교수님이셨는데, 실험실에는 최첨단의 기초과학 연구 장비들이 잘 갖추어져 있었으며, 모든 장비들을 하나하나 친절하게 설명해주시고 직접 시연해주시기도 하시고 우리가 해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 주셨다.학교 일정 이외의 시간이 꽤 많은 편이었는데, 이때는 하카타를 벗어나 텐진, 다자이후 등 가까운 다른 동네로 놀러나가기도 하고 때로는 후쿠오카를 벗어나 벳부와 유후인에 가서 온천을 즐기고 오기도 하였다. 놀러 나갈 때에는 같이 해부를 하는 예과 2학년 학생들과 작년에 우리 PBL에 참가하였던 본과 2학년 학생들과 같이 다녔기 때문에 현지인 가이드를 받으며 그 친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일본 음식이나 문화들을 배우고 한국의 문화에 대해서도 설명해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도 하였다.
같은 의학의 길을 걸어갈 친구들이라 그런지 말이 너무 잘 통해서 규슈대 의과대학 학생들과 2주만에 꽤 깊이 친해질 수 있었다. 규슈대 의과대학 학생들은 모두 우리에게 너무나 친절하게 대해주었고 한마디라도 말을 걸어보려고 하고 도와주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관심을 많이 가져주었다. 일부 친구들과는 지금까지도 계속 연락을 주고받고 있고, 조만간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였다.난 원래 글로벌하게 활동하는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이번 일본 규슈의과대학 교환학생을 다녀와서 그 꿈이 더욱 견고해졌으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여러 소양들을 연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외국인 동료를 만났을 때 친분관계를 쌓는 것이라든지 영어회화의 연습 등을 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특히 이번에 참가한 나를 제외한 5명 모두 영어회화를 능통하게 할 수 있는 친구들과 가게 되어서 일본친구들과 대화하는데 있어 전혀 문제가 없었고 오히려 알게 모를 우월감(?)이 느껴졌었다. 외국어 능력이 큰 경쟁력이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고, 외국어 공부에 대한 큰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였다.이런 좋은 프로그램은 매년 계속 유지가 되었으면 좋겠고, 후배들에게도 지원해볼 것을 추천하는 바이다. 추진하고 참가하는데 함께해주시고 도와주신 이병두 학장님과 석대현 교수님, 김재천 과장님 그리고 규슈의과대학 Jinno 교수님께 특별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큐슈에서의 2주간의 경험큐슈 의과대학 교환학생 해부학 실습 (2014.1.15.-2014.1.28.)작년 연말에 이번 교환학생 해부학 실습 모집에 대한 소식을 들었을 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지원하게 되었다. 이유를 말하자면, 스스로 생각하기에 의과대학 내에서 했던 공부 중에 해부학에 정말 관심을 가지고 집중을 했기 때문이다. 작년에 교환학생을 다녀온 학생들에게서 전해들은 이야기로는 해부학 실습 참여와 일본 의과대학 견학 이외에도 좋은 여행의 기회가 된다고 하였고, 일본어를 조금 배운 사람으로서 일본을 다시 방문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여 면접에 임했고, 다행히 다른 학생들과 함께 2주간 후쿠오카를 다녀올 기회를 잡았다.
배를 타고 다다른 일본 땅은 낯설었지만 처음 방문하는 것은 아니었기에 그래도 익숙했다. 가볍게 호텔에 짐을 풀고, 첫날은 조원들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질 겸하여 주변을 여행하며 일본에서의 하루에 적응해나갔다. 짧지 않은 시간동안 후쿠오카 주변의 여러 군데를 여행하여 우리는 방학을 맞아 잠시나마 여유로운 휴식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활기차고 바삐 움직이지만 시끌벅적하지는 않은 일본 거리의 분위기는 우리나라와는 또 색다른 분위기와 평화로움을 주었다.
본격적인 해부학 실습은 일정 둘째 날부터 큐슈 의과대학에서 시작되었다. 큐슈 의과대학 진노 교수의 지도 아래 6명의 학생들은 현지의 학생들과 섞여 해부학 실습에 참여하였다. 120명 가량의 인원으로 구성된 2학년생들이 30개 정도의 조로 나누어져 실습을 진행하였다. 그만큼 해부학 실습을 위해 제공된 시신도 넉넉했다는 뜻이다. 따라서 각 조당 4명의 학생이 있어 적극적인 참여의 기회가 더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 현지 학생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큐슈 의과대학의 해부학 실습은 약 100번의 실습을 6개월간 진행한다고 하였다. 내가 본과 1학년 재학 당시 약 5주 동안 20회 가량의 실습 시간을 가진 것과는 대조적으로 굉장히 긴 시간을 해부학을 비롯한 기초의학에 투자한다고 하였다. 비슷한 교과서와 그림책을 참고하여 진행되는 과정이었지만, 큐슈의 해부학은 그림책에 묘사된 것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자세하고 철저히 배운다. 시신 전체를 한꺼번에 두고 뒤집어가며 했던 한국의 해부학과는 다르게 큐슈에서는 시신을 아주 작은 단위까지 나누고 척추와 두개골을 비롯한 중심 구조물들까지 자유롭게 절단하고 해부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 있었다. 스스로가 깊은 단계까지 들어가 각 구조물들을 관찰하고, 그렇지 못한 것들에 대해서는 다른 그룹에 가서 관찰하고 자신이 본 것들을 체크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또한 도중에 다른 병원에서 참관 실습을 온 날에는 학생들 각자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해부한 구조물들을 직접 설명하는 시간이 있었다. 각 학생들은 자신이 공부한 것들을 타인에게 설명함으로써 스스로 하는 학습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고, 공부한 내용에 대한 충분한 숙지가 이루어졌으리라 판단한다. 내가 이러한 광경을 처음 보았을 때는 나의 과거의 경험과는 달라 다소 위화감이 들었지만, 단순히 겉에서 보이는 것만 보고 마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것까지 자세하고 철저히 공부한다는 점에서는 분명 배울 점이 많아 보였다. 나 자신도 스스로 일본학생들 사이에 끼여 열심히 실습에 참여한 것을 생각하면, 지난날에 배웠던 흥미로운 것들이 다시금 떠오르게 하는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큐슈 의과대학 진노 교수의 연구실 소개가 있었다. 조교를 대동하여 자신이 진행 중이 연구와 연구를 진행 중인 연구실, 그리고 연구 기자재 등을 우리에게 소개해 주고, 이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곁들여주었다. 한국에서는 구경해보지 못했거나, 처음 경험해보는 연구실 환경은 나를 비롯한 학생들에게 많은 인상을 남겼고, 또한 이후에 소개된 교수의 연구에 대한 발표 및 설명 역시 감명 깊게 들을 수 있었다.2주 동안 후쿠오카에 머물면서 큐슈 의과대학 학생들을 많이 만났다. 작년에 한국을 방문했던 학생들을 비롯해 해부학 실습을 같이 한 다른 학생들까지 많은 환영을 해주었다.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공부에 집중하는 학생도 있었지만, 일본을 방문한 우리들에게 관심을 많이 가져주고 많은 대화를 나누고, 많은 질문을 던져준 일본 학생들은 우리들에게 좋은 친구들이 되어 주었다. 또한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서로가 궁금하거나 몰랐던 일본과 한국의 생활, 문화, 학교,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것 등 많은 주제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이 친구들은 마지막 날 일본을 떠나는 그 순간까지 우리들에게 자신들의 많은 것을 몸소 보여주고, 소개해 주었다.이러한 경험들은 지금 이 글을 쓰는 이 순간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좋은 추억과 오랫동안 남을 소중한 기억을 우리에게 선사하였으며, 다시금 일본을 방문해 그곳의 친구들과 좋은 시간을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하고, 후배들에게는 이 여행을 꼭 가볼 것을 추천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주었다. 단순히 여행을 목적으로 타국을 방문하는 것보다 그곳의 사람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며, 조금 더 깊은 단계의 일본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번 교환학생 여행의 최고의 장점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이번 해부실습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면접을 보신 교수님께서 하신 질문이다. 너무나도 진부하고 예상 가능한 질문이었고, 이에 대해 어느 정도의 대답도 미리 생각해 놓은 상태였다. '예전에 배운 해부학을 더욱 심도 있게 공부하고, 일본의 문화를 체험하며,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넓은 시야를 가지고 싶다고 말해야겠다'. 하지만 뭔가 찜찜한 느낌이 가시지 않았다. 확실하게는 모르겠지만, 뭔가 더욱 절실히 떠날 만한 계기가 있었던 것이었을까. 이때까지만 해도 내 생각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해소될 줄은 몰랐었다.
*일본은?
처음 가보는 일본은 참으로 흥미로운 곳이었다. 일단 도시의 거리 사이사이로 너무나도 많은 절과 신사가 있다는 것이 놀라웠고, 도심 속에 위치한 여러 공원들의 규모에 다시 놀랐다. 한 공원의 경우 보행자도로와 자전거도로가 울타리로 분리되어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더욱 편하게 산책을 할 수 있었다. 공원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너무나도 평화로웠고 여유가 느껴졌다. 큐슈의 야경은 밤하늘을 수놓는 별들처럼 화려하지는 않았으나 다소 차분하고 배경과 은은하게 어우러져 뭔가 도회적인 느낌을 선사하고 있었다. 일본인들의 공중도덕 또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신호에 걸릴 때마다 시동을 끄는 버스. 사진을 찍으려고 거리 하나를 통째로 전세 냈을 때에도 먼저 지나가지 않고 사진을 찍는 우리를 기다려주셨던 길거리의 할머니. 백화점이나 상점에 갈 때마다 활짝 웃으며 고객들을 맞이하는 점원들. 하루는 신호등이 없는 길을 건너려고 하던 찰나에 차가 멀리에서 오기에 차가 지나간 후에 길을 건너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운전수가 속력을 늦추고 웃으면서 나보고 어서 건너라고 손짓을 한다. 멋쩍은 듯이 웃음을 지으면서 기분 좋게 길을 건널 수 있었다. 일본인들 특유의 몸에 베인 듯 한 예의범절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해부는?
해부하면서 생전 처음으로 lumbar vertebra, sacrum, symphysis pubis를 세로로 톱질하고 chisel로 쪼개느라 많은 힘을 썼던 기억이 가장 인상 깊게 남는다. 얼굴의 근육을 관찰하기 위해 mandible을 조금씩 쪼개면서도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 한국에서와 달리 일본에서는 팔다리와 몸통을 조각조각내서 관찰한다. 덕분에 단면, 관절, 인대 등을 상세하게 볼 수 있었고, 발목이 돌아가는 양상과 원리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해부를 진행하고 카데바를 정리하는 것 또한 우리와 사뭇 달랐다. 끝나는 시간과관찰하는 구조물들은 조마다 다양했다. 관찰한 구조물들의 리스트가 있어 구조물을 확인하면서 체크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각 학생마다 체크리스트가 달랐다. 해부가 끝난 후의 뒷정리는 카데바를 헝겊으로 덮고 위에 에탄올을 국자로 뿌리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덕분에 포르말린 냄새가 독하게 나지 않았고, 해부 중간에 소독약이 손목에 묻었음에도 불구하고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지 않았다. *여행의 묘미? (해부실습도 여행의 연장선으로 생각한다면)
여행의 본질은 '일상으로부터의 탈피'가 아닌가 싶다. 일과 공부에 지쳤을 때, 평소와 다른 새로운 것을 맛보고 즐기고 싶을 때. 하루하루가 지겨워졌을 때,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을 때. 영화 포레스트검프에서 포레스트의 어머니는 포레스트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Life is like a box of chocolates. You never know what you're going to get." 여행지에서 보고 듣고 겪고 느끼고 배운 모든 것들은 인생을 권태로움이 아닌 하나의 초콜릿 상자로 만들어주며, 고로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당신의 삶과 나의 삶은 다른 것이며, 같은 여행을 가더라도 경험하는 것, 깨닫는 것 또한 사람마다 다양할 수밖에 없다. 내가 이번 여행을 갔을 때 가장 절실하게 느꼈던 점은 나 자신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었다. 삶은 보기보다 달콤하고 아름답다는 사실, 내 자신의 적당한 균형 유지의 중요성, 등등. 당신은 왜 여행을 떠나는가. 왜 떠나야만 하는 것일까. 나에게는 뚜렷한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막상 여행을 떠나면서 그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The use of traveling is to regulate imagination by reality, and instead of thinking how things may be, to see them as they are." - Samuel Johnson
새로운 경험
일본에 여행을 가본 적은 여러 번 있었지만 장기간 체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2주라는 어찌 보면 길고 어찌 보면 짧은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좋을까하고 출발하기 전부터 고민이 많았습니다. 바람이 쌩쌩 불던 부산항에서 페리를 타고 2시간 50분가량 이동해서 도착한 후쿠오카는 부산과 비슷한 느낌이 나면서 조금은 따뜻한 곳이었습니다. 여기저기 친근한 한국어 표지들도 많아서 낯설다는 느낌보다는 정겨운 느낌이 들었습니다.해부실습
첫 날이라 택시를 타고 등교한 규슈 대학 병원은 생각보다 훨씬 시설이 컸습니다. 근대적인 느낌의 건물들이 많았고 군데군데에 위치하여 있는 동상들은 이 학교의 역사가 오래되었음을 나타내주는 것 같았습니다. 실습복으로 갈아입고 들어간 해부실은 우리 학교 해부실보다 큰 규모였고 학생 수도 우리 학교의 학생 수 보다 많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4인 일조의 구성으로 해부를 시작한 지 3달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카데바들은 훌륭한 상태로 보존되었습니다. 또한 환기 시설이 매우 잘되어 있어서 거의 포르말린의 냄새를 느낄 수 없었습니다. 일본의 해부 수업은 우리와 조금 다르게 진행되는데 혈관과 신경의 경로나 근육의 이어진 곳에 집중해서 보는 우리와 달리 좀 더 부분부분에 집중해서 이 부분에는 어떤 것들이 보이는지에 대해서 집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학생들 모두 자발적인 분위기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책에 나와 있는 구조물들의 위치를 하나하나 파악하며 모두가 열심히 해부에 참석하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저희가 갔을때는 샅의 구조와 허벅지 부분 그리고 두개골 부분의 해부가 한창 진행 중에 있었는데 2명 2명으로 나누어서 해부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함께 해부에 참석하는 것이 조금 어색했지만 저 역시 가져온 아틀라스 책을 보면서 참가를 했더니 크게 어려움 없이 함께 진행하여 나갈 수가 있었습니다.
일본 학생들은 예전에 저희가 해부를 했을 때 보다 메스를 좀 덜 사용하고 대신에 핀셋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같은 실습임에도 불구하고 접근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점 역시도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해부를 마치면서 정리하는 과정도 인상 깊었는데 정리를 하는 동시에 실습하면서 나왔던 이물질들을 봉투에 넣어서 따로 보관하고 방부제를 함께 넣어서 보존이 잘되도록 하였습니다. 덕분에 좀 더 좋은 상태를 오랜 기간 유지할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큐슈 대학교의 시설
큐슈 대학에서 해부를 하면서 인상 깊었던 것은 학교 시설이 상당히 잘되어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처음에 해부 수업을 하고 점심시간이 되었을 때 학교 밖으로 나와 보니 생각보다 음식점이 많이 없어서 조금 의아하게 여겨졌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학생의 대부분이 끼니를 학교 레스토랑에서 해결하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도 나중에 학교 식당에서 점심을 먹게 되었는데 아주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면서도 맛이 있었고 가격 역시도 밖에서 사먹는 것보다 훨씬 싸다고 느껴졌습니다. 또한 레스토랑 뒷편에는 교내 서점이 있었는데 의학서를 좀 더 쉽게 구입할 수 있어서 편리하게 느껴졌습니다. 여기저기 학교 시설을 돌아다니다 의학 도서관 역시 가보게 되었는데 상당히 규모가 있는 건물에 보관하고 있는 책의 숫자 역시도 매우 다양했습니다. 각 과목별 논문들이 정리되어 있고 심지어 1960년대의 논문 역시도 위치하고 있었고 학생들 역시 각각의 책들을 찾아서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일본 학생들과의 교류
실습에 참가한 시간들 외의 대부분의 시간을 많은 일본 학생들과 함께 하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정말 많은 일들을 함께하여서 이루 다 말로 할 수 없는 정도입니다. 주로 지하철을 타고 여러 곳을 이동했는데 다자이후부터 후쿠오카 수산물 시장까지 곳곳을 모두 돌아다니면서 정말로 많은 음식들을 먹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헤어지는 날이 다가오자 몇몇 일본 친구들은 눈물을 보이기까지 하였는데 때문에 저 역시도 헤어진다는 사실이 울적하게 다가왔습니다. 서로 헤어지면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연락처를 교환하면서 더욱더 친구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학교 생활하면서 언제나 한번은 외국의 다른 학교에서 생활을 해보고 싶다는 꿈을 이루게 해주신 이병두 학장님, 석대현 교수님, 교학과 선생님들께 깊이 감사드리고, 일본에 있는 동안 언제나 따뜻한 미소로 여러 부분에 많은 신경을 써주신 진노 교수님과 큐슈 의대 관계자분들께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벌써 한 달이 지났지만 1월15일부터 1월28일까지 약 2주간 다녀왔던 큐슈대학교 의과대학 해부실습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입니다. 지금 이 감상문을 쓰는 순간에도 매일매일이 생생하게 머리 속에서 떠오르며 이런 추억을 만들 수 있게 해주신 이병두학장님, 석대현 교수님, 김재천 선생님께 감사인사를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첫날 부산항에 모여서 수속을 밟고 배를 타고 세시간 정도 걸려서 하카타항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처음 일본에 들어설 때 제 첫 느낌은 "낯설음" 그 자체였습니다. 다른 조원들은 제2외국어나 교양을 통해 일본어를 어느 정도 접한 상태였지만 저는 일본어를 그날 처음 접했기 때문에 모든 것이 낯설고 신기했고 과연 2주를 무사히 보낼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으로 일본에서의 첫날을 보냈습니다. <해부실습>둘째 날부터 본격적인 해부를 위해 큐슈대학교 의과대학으로 출발했습니다. 처음 학교에 내렸을 때 교정의 크기에 한번 놀라고 해부실의 시설에 한번 더 놀랐습니다. 제가 예과 2학년때 해부를 할 때는 냄새 때문에 매우 힘들었는데 큐슈의대의 해부실습실은 냄새가 거의 나지 않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우리학교에서 해부를 할 때는 몸의 뼈대는 그대로 두고 피부와 근육만 박리하였는데 큐슈의과대학에서는 몸을 나누어서 부분부분 해부를 하는 방식이 낯설면서도 신선했습니다. 또한 우리는 근육의 부착과 신경, 혈관의 경로를 우선시하였다면 큐슈의대는 몸의 단면을 보는 것에 더 중점을 두는 듯이 보였습니다. 마치 해부학 아틀라스를 그대로 구현해내는 것 같아서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lab tour>셋째날에는 진노교수님의 연구실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교수님께서 여러 연구실을 보여주시면서 각각의 설비와 현재 진행중인 연구들을 설명해주셔서 기초의학에 관련된 연구들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조금이나마 볼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시간을 내서 이런 경험을 하게 해주신 진노교수님께 늦게나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친우들>처음 해부 조에 들어가서 조원들과 인사를 할 땐 서로 서먹서먹하고 어색했습니다. 본과1학년 때 치바의대 학생들이 PBL에 참여하였을 땐 저희 동기들이 나서서 더 친해지려고 했었는데 큐슈의과대학 학생들은 상상했던 것보다 저희에게 관심이 없어보여서 친해질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녁에 참여했던 welcoming party를 통해 여러 큐슈대학 학생들을 만나고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또한 셋째날 우리 학교에 PBL실습을 왔었던 큐슈의대 본과2학년 학생들과 만나서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큐슈의대 학생들과 친해진 후 느꼈던 점은 일본학생들이 생각보다 훨씬 더 정이 많은 사람들이었다는 점이었습니다. 마지막 날까지도 배웅을 하러 하카타항에 나온 큐슈대학 친구들을 보며 다시 한번 이번 교환학생을 하게 된 것에 감사함을 느꼈습니다.<조원들>이번에 같이 갔던 조원들은 모두 가기 전부터 친분이 있던 사람들이어서 따로 친해지려는 노력을 할 필요도 없이 첫날부터 모여서 재밌게 지냈습니다. 제 나이 또래의 친구들과 여행사 패키지로 일정이 짜여있는 여행이외에 우리 스스로 가고 싶은 곳을 정해서 돌아다니는 여행이 처음이어서 너무나 즐겁고 신선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특히 남는 시간을 이용해 후쿠오카를 벗어나 모지코, 코쿠라, 베푸, 유후인을 다녀올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마치며…처음 출발할 때는 2주란 시간이 너무나 길게 느껴졌었는데 막상 막바지가 되니 2주란 시간이 너무 짧아서 더 오래 머물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습니다. 많은 일본친구들을 사귀고 우리나라와는 다른 방식의 해부실습도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서 영광스럽고 다시 한번 이런 특별한 경험을 하게 해주신 이병두 학장님, 석대현 교수님, 김재천선생님께 감사 드리고 싶습니다.
본과 1학년 혈액과 종양 과정 중에 일본 치바의대에서 온 교환학생들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전부터 외국 학생들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고, 여러 나라 사람들과 의사소통 하는 걸 매끄럽게 연습하고 싶었던 것도 있어서 일본학생들과 같은 조에서 PBL을 했었습니다. 같은 조에 일본인이 들어와 함께 PBL을 했는데, 그 친구에게 들은 우리나라와 다른 일본의 교육이 굉장히 신기했고, 그걸 직접 체험해 보고 싶은 마음에 규슈의대 해부실습에 꼭 지원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면접을 보게 되었고, 다행히 선발되어 규슈의대에 교환학생으로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예과2학년 때 해부학 과정을 할 때, 교수님께서 관찰해야할 것을 일러주시면 찾고 확인하는데 급급했던 반면, 이번 해부실습을 갈 때는 본과1학년을 거치면서 배운 여러 내용들을 모두 다 복습해 보고 싶었던 욕심이 컸습니다. 인체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는 우리 학교의 방식에서 볼 수 없어 확실하게 머리속에 정리되지 않았던 skull의 안쪽 부분, 그리도 무작정 외우고 넘어갔지만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싶었던 pelvis의 내부 등을 다시 한 번 보고 싶었습니다. 규슈의대 해부학 교수님인 진노교수님의 안내를 따라 들어간 해부실은 인제대학교 해부실과 다르게 포르말린 냄새가 심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인사하기 전에 앞에서 매우 궁금해 했습니다. '어떤 식으로 처리를 하기에 산뜻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각 조를 소개받고 제게 늘 잘해주었던 치히로, 징, 히로, 히데, 이 네명의 조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가만히 살펴보았습니다. 시신의 발 부위에 냄새를 빨아들이는 suction system과, 떼어낸 장기를 하나하나 나눠담아 밀봉해두는 점이 그러한 차이의 원인인 것 같았습니다. 또한 개인소유인 해부앞치마, 머리두건, 장화등도 개인락커룸에 관리한다고 하였습니다. 해부실습이 끝날 때 보니, 시신 위에 에탄올을 물뿌리개로 뿌려 한번 더 고정시키면서 시신의 부패를 다시 한번 방지하는 방법도 심한 냄새를 방지하는 방법인 것 같았습니다.학생들이 해부학을 공부하는 시스템도 굉장히 놀라웠습니다. 6개월간의 긴 해부학 실습 기간 동안 두명이 같은 조가 되어 움직이는데, 긴 체크리스트를 가지고 우리 조에서 보지 못한 부위를 다른 조에 가서라도 꼭 보게 되어 해부실습을 하면서 관찰해야 할 모든 부위를 빠뜨리지 않고 볼 수 있게 된다는 점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또한, 교수님이 해부하는 동안 계속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라 해부실습을 어떻게 진행하는지 책에 적혀 있는 대로 각자 알아서 진행한다는 점이 소란스러운 해부실습이 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 같았습니다. 같은 조에 있던 일본 친구들이 해부실습 책을 따라가다가 갑자기 깜짝 놀래서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았더니, 책에 '시신의 눈 부위를 이빨로 물어뜯어라'하는 부분이 나와서 그랬다고 해서 이 책의 어마어마한 세세함에 대해 피식 웃으면서 한편으로는 굉장히 놀라게 되었습니다.
해부 첫날 저녁에는 규슈의대에서 우리를 반겨주기 위해 Welcome party를 열어주었는데, 게임을 하고 벌칙을 받는 과정이 우리나라 게임과 상당히 비슷해서 일본사람들과 게임에서 이기고 지고하면서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얻는 동시에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해부실습 뿐만 아니라 Jino's lab tour라는, 해부학교실에서 하고 있는 연구를 둘러보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일본 해부학 교수님이신 진노 교수님께서 연구실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여러 장비들을 보여주셨는데, 예전에 교과서에서만 보고 듣기만 했던 여러 기구들을 보니 신기했고, '이런식으로 여러가지 연구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구뿐만 아니라 연구실이 굉장히 넓고, 여러 개라는 사실에 굉장히 놀랐습니다.규슈에서 2주간 있으면서 많은 일본 친구들을 만났는데, 그 친구들과 함께 일본에 단순히 배낭여행을 와서는 체험할 수 없었을 일본 재래시장에도 가보고, 포장마차에도 가보았습니다. 또 친구들과 함께 간 다자이후와 온천은 정말 잊을 수 없는 추억의 하나로 남았습니다.
2주간의 일본 교환학생 일정이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가려는데, 어떻게 보면 정말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정이 들었는지 눈물이 나올 뻔하다 했습니다. 한사람 한사람과 함께한 시간이 떠오르고, 미처 같이 이야기를 많이 못한 친구들에 대한 아쉬움도 컸습니다. SNS주소를 주고받으면서 다음에 꼭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지만, 당장 헤어지는게 아쉬워 일본에서 조금 더 시간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하카타 여객선터미널에 도착한 후에 시간이 남아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직접 우리가 가는 걸 보기 위해 오후수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곳까지 나와준 일본 학생들을 보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배를 타고 오면서 일본에서의 추억 하나하나를 모두 곱씹으며 마음같아서는 배를 돌려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이번 규슈 의과대학 해부실습체험은 모든 후배들, 동기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경험이었고, 오래도록 제 마음속에 남아있을 좋은 추억이 될 것입니다. 규슈의대 해부실습이라는 좋은 기회를 주신 이병두학장님, 석대현교수님, 교학과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