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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규슈의대 해부실습 체험수기

 김주영 2026.02.20 17:47 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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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들의 기행문에서 규슈의대의 해부실습이 우리나라와 차이가 있다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졌고, 무엇보다 해외 학생들과 교류를 쌓으며 향후 진로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밑거름으로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자 이번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해외에서의 생활을 경험하는 것을 넘어, 실제 의학교육 현장의 차이를 직접 체험해 보고 싶다는 점도 지원 동기가 되었습니다.

인제의대의 해부실습과의 주요한 차이점을 설명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앞치마와 팔토시 등을 일회용품으로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예과 때 해부실습을 하며 팔토시와 앞치마까지 직접 세척하고, 심지어 팔토시는 개인적으로 공간을 마련해 보관해야 했던 경험이 있어 다소 번거롭다고 느낀 적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있었기에, 이번 실습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규슈의대 학생들은 실습 준비와 정리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번거로움이 덜하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차이점으로는 해부 시 장기들을 적출하여 상태 보전을 위해 별도로 보관하며, 카데바를 부위별로 절단하여 해부를 시행한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의 장단점을 설명해보자면, 우선 장점으로는 해부 자체가 보다 용이하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뒤편의 구조물을 관찰하고자 할 때 카데바 전체를 뒤집을 필요 없이 해당 부위만 가볍게 뒤집어 실습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은 많은 수고를 줄여준다고 느꼈습니다. 또한 비중격 등 절단 없이는 관찰하기 어려운 부위를 직접 관찰할 수 있었던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단점으로는 우리 학교의 실습에 비해 카데바의 훼손도가 매우 높다는 점과, 매 실습마다 모든 부위를 각각 비닐백에서 꺼내고 다시 집어넣는 과정이 다소 번거롭게 느껴졌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은 실습의 효율성과는 별개로, 시신 관리 측면에서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규슈의대가 시험기간이었던 관계로 몇 차례 식사자리를 갖고 가라오케에 가는 등 비교적 시간이 적게 걸리는 활동은 할 수 있었지만, 다른 지역으로 장시간 이동하여 놀러 간다거나 하는 활동은 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대신 함께 간 분들과 우미노나카미치, 벳푸, 나가사키 등 근처 지역을 여행하며 짧지만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쇼핑을 할 수 있는 장소가 많고 대부분 면세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메리트가 있다고 판단되어, 옷과 의약품, 식품 등을 구입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일본 학생들과 함께 진행한 실습 자체도 매우 유익했고, 현지인 친구들과 어울리며 평소 가보지 못했던 곳들을 체험한 것도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그 외 자유여행을 다닌 시간 역시 굉장히 뜻깊게 느껴졌습니다. 전반적으로 이번 교환학생 경험은 학업적, 문화적 측면 모두에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으며, 향후 비슷한 기회가 다시 찾아온다면 꼭 잡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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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026년 1월에 규슈 의과대학으로 가서 해부 실습에 참여했습니다. 저는 이번 해부 실습 프로그램이 아니라면 외국에 있는 의과대학 학생들과 대화해 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 일본의 의과대학 학생들은 어떤 방식으로 학습을 진행하는지 알아보고 싶어서 규슈의대 해부 실습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해부 실습에 참여하는 날에는 석대현 교수님께서 규슈 의과대학 캠퍼스를 한 바퀴 돌면서 의과대학 건물, 의과대학 도서관, 학교 식당, 대학병원 건물 등의 위치를 알려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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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슈의대 의과대학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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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 도서관

그 후에 규슈 의과대학의 Jinno 교수님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린 후, 해부 실습 일정과 주의 사항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해부 실습을 진행하는 곳으로 이동하여 규슈의대 학생들 앞에서 자기소개를 진행했습니다. 100명 정도의 학생들 앞에서 제 소개를 한다고 생각하니 긴장되기도 했지만, 이렇게 많은 외국인 앞에서 말하는 것이 처음이라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자기소개를 한 뒤에는 한 학생이 저를 데리러 왔고, 저는 22조로 가서 규슈의대 친구들 4명과 함께 해부 실습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실습실에 들어간 후에는 우선 규슈의대 측에서 제공해 주는 일회용 팔토시, 모자, 앞치마, 마스크를 착용해야 합니다. 모든 학생이 실습을 시작할 준비가 되면 묵념을 하면서 시신을 기증해 주신 분을 기리는 시간을 가집니다. 그런 다음 2명 정도의 학생들이 앞으로 나가서 그날 진행할 실습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고, 그 후에 본격적으로 해부 실습이 시작됩니다. 규슈의대에서는 보통 4명 정도의 학생들이 한 조를 이루어서 해부 실습을 진행했고, 그중 2명은 상반신 해부를 진행하고 다른 2명은 하반신 해부를 진행했습니다. 해부 실습은 오전 타임(9:00~12:00)과 오후 타임(13:00~16:20)이 있었는데, 끝나는 시간은 날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국과는 달리 규슈의대에서는 해부 실습을 할 때 노래를 틀어놓고 실습을 진행하는데, 실습 날마다 한 조씩 돌아가면서 해당 조원들이 원하는 음악을 틀었습니다. 규슈의대 학생 중에서는 K-POP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꽤 많아서 한국 음악도 종종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해부 실습 과정에 대해 말해보자면, 우선 규슈의대 학생들은 책을 위주로 해서 실습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한국과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해부 실습을 할 때에는 미리 실습과 관련된 영상을 본 후 책을 참고해서 실습을 진행하는 식으로 해부 실습이 이루어졌는데, 규슈의대에서는 학생들이 책을 펼쳐놓고 읽으면서 실습을 진행했고, 특정 구조물의 모습이나 위치도 책을 통해 확인한 후에 카데바에서 그 구조물을 찾는 식으로 실습이 진행되었습니다. 책의 내용은 당연히 일본어로 적혀 있었는데, 저희 조 친구들이 일본어로 적혀 있는 것들을 저에게 영어로 설명해 주어서 실습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규슈의대에서는 해부 실습을 진행할 때 제가 한국에서 직접 살펴보지 못했던 부분까지 해부를 진행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실습을 진행했던 날 중에서 눈 부분 해부 실습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날 eyeball을 분리한 후에 cornea, lens, retina 등을 분리해서 직접 살펴보았고, 저희 조의 카데바에서는 artificial lens를 살펴보고 다른 조의 카데바에서는 실제 lens를 살펴본 후 그 차이를 확인해 볼 수도 있었습니다. 또한 해부 실습을 하던 도중에 해부 실습실에 다른 학부 학생들이나 다른 학교 학생들이 방문했던 적이 2번 정도 있었는데, 이때 각각의 조에서 의과대학 학생들이 카데바의 구조물에 대한 설명을 이들에게 해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렇게 본인이 실습 시간에 알게 된 지식을 다른 사람에게 유창하게 설명해 주는 모습을 보고 규슈의대 학생들이 학습의 깊이가 깊다는 생각이 들었고, 저 또한 학습에 대한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실습이 끝난 후에는 실습 도구들을 깨끗하게 씻었고, 카데바는 보관하는 곳에 넣은 다음 수건을 덮은 후 알코올을 부어서 보관했습니다. 이렇게 관리를 하니 카데바 보관도 잘 되고, 포르말린 냄새도 거의 나지 않아서 해부 실습실을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리가 다 끝난 뒤에는 각각의 조마다 한 명씩 그날 실습에 대한 발표를 짧게 하면서 실습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저는 일본어로 대화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일본어가 유창하지는 않아서 일본인 친구들과는 주로 영어를 사용해서 대화했는데, 저희 조 친구들이 저를 배려해 주기 위해서 최대한 영어를 사용해서 말을 해줘서 조원들과 빠르게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해부 실습을 진행할 때 실습과 관련된 대화뿐만 아니라 사적인 대화도 틈틈이 계속하면서 조원들과 가까워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실습이 있는 날에는 저희 조 친구 한 명이 저를 다른 조에 데리고 다니면서 다른 조 친구들을 소개해 주어서 다양한 학생들과 대화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여러 학생과 대화해 본 후에 규슈의대 학생들은 동아리 활동을 활발하게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중에서도 골프 동아리에 속해 있는 학생들이 많다는 점이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규슈의대 학생 중에서는 과외 알바뿐만 아니라 식당이나 빵집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친구들도 많았고, 집과 학교 사이를 이동할 때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실습이 끝난 후에는 규슈의대 친구들과 함께 식당에 가서 저녁을 먹기도 했는데, 현지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식당에 가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숙소의 경우, 저는 하카타역 근처의 호텔로 숙소를 잡았고, 규슈의대로 해부 실습을 하러 갈 때에는 지하철을 타고 갔습니다. 실습이 없는 날에는 하카타나 텐진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후쿠오카에서 조금 떨어진 다른 도시에 가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후쿠오카는 한국과 비교했을 때 겨울에 더 따뜻한 편이어서 돌아다니기에는 확실히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본에는 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가게가 생각보다 많아서 현금을 어느 정도 가지고 다니는 게 좋고, 일본은 한국과 비교했을 때 교통비가 더 비싼 편이어서 교통편을 잘 알아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규슈의대로 해부 실습을 가게 되면서 외국 학생들과 처음으로 교류를 해 보게 되었는데, 저에게 굉장히 좋은 경험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마지막 실습이 있는 날에는 실습이 끝난 후에 저희 조 친구들과 함께 놀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대략 2주 정도의 기간 동안 좋은 추억을 많이 쌓아서 그런지 시간이 짧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신 석대현 교수님과 인제대 의대 관계자 분들, 규슈 의대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리고, 저를 많이 배려해 주고 도와준 규슈의대 22조 친구들과 다른 규슈의대 친구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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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약학과에서 의학과로 편입했기 때문에 직접 해부를 경험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또한 해외 학생들과 교류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번 규슈 의과대학 해부 실습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첫 해부 실습이었기에 인제대학교와 직접적인 비교를 하기는 어렵지만, 그곳에서 느낀 점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해부학 실습은 묵도로 시작됩니다. 묵도가 끝난 뒤에는 약 30개 조 중 3개 조가 그날 진행할 해부 과정에 대해 발표합니다. 첫 주는 골반과 샅이였는데, 해당 부위에 존재하는 근육과 혈관, 신경의 주행 등을 해부에 앞서 학생들끼리 정리하여 발표했습니다. 세 조의 발표가 끝나면, 정형외과나 신경외과 교수님께서 실제 수술 장면을 보여주시며 기초 의학과 임상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 과정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단순히 구조를 배우는 것을 넘어, 그것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소문으로만 접했던 카데바실의 냄새는 생각보다 심하지 않았습니다. 눈이 약간 따갑기는 했지만, 냄새 때문에 힘들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함께 간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한국은 냄새가 조금 더 난다고 했지만, 제가 직접 경험해 보지 못했기에 비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또한 매주 월요일마다 각지의 고등학생들이 카데바를 참관하기 위해 규슈 의과대학을 방문합니다. 보다 정확히는 심장이나 간과 같은 장기를 관찰하기 위해 오는 것입니다. 이때 각 조의 의과대학생들이 직접 고등학생들에게 설명을 합니다. 예를 들어 심장에서 폐로 이어지는 혈관을 보여 주며 폐순환 과정을 설명하는 식입니다. 남에게 설명하는 과정 속에서 오히려 스스로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경험이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힘들었던 점도 있었습니다. 한 구의 카데바를 담당하는 조원의 수가 적어, 저를 포함해 네 명이 모든 과정을 진행해야 했습니다. 해당 범위를 마치지 못하면 귀가할 수 없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조원들 모두가 열정적으로 참여해 늦은 시간까지 함께하며 결국 과정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점은 일본의 해부 실습 가이드북이었습니다. 단순히 아틀라스를 참고하는 것이 아니라, “이 근육을 절개하면 어떤 인대를 관찰할 수 있고, 그 인대를 제거하면 어떤 신경이 드러난다”는 식으로 단계별로 안내가 되어 있었습니다. 가이드북을 따라 실제로 구조를 하나씩 확인해 나가는 과정은 체계적이면서도 흥미로웠습니다.

이번 해부 실습은 단순히 해부학적 지식을 배우는 시간이 아니라, 기초와 임상의 연결을 체감하고, 국제 교류를 경험하며, 협업의 중요성을 느끼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첫 해부라는 점에서 더욱 기억에 남는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이번 방문에서 문화적으로 인상 깊었던 점도 많았습니다. 대화를 나누며 느낀 것은 K-pop이 일본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한국 학생들과 간단히 맥주를 마시러 갔을 때도 자연스럽게 한국 노래를 틀어 주었고, 길거리에서는 “한국에서 왔나요?”라며 먼저 말을 걸어 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생각보다 깊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규슈대학교 학생들 역시 매우 친절했습니다. 일본의 전통 문화와 생활에 대해 설명해 주었고, 창난젓이나 고등어 조림과 같은 지역 음식도 직접 소개해 주었습니다. 특히 하카타 지역의 사케인 ‘다나카 65’를 함께 마시며 지역의 특색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음식을 매개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서로의 문화적 차이도 알게 되었습니다. 다만 한국과 비교해 전반적으로 음주 문화는 비교적 절제된 분위기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교류를 통해 단순히 해부학을 배우는 시간을 넘어, 서로 다른 환경에서 공부하는 의과대학생으로서의 고민과 일상을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학문적 경험과 더불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남이 있었기에 이번 실습은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1. 해부 준비

당일 해부할 부위를 해부하기 전에 학생들이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해 직접 발표한다. 조별로 돌아가며 발표를 맡는다. 해부할 부위에 대한 사전 지식 습득이 해부실습 영상 시청을 통해 이루어지는 우리 방식과는 차이가 있었고, 학생들 입장에서는 번거로울 수는 있으나 해부할 부위에 대한 지식을 온전히 습득한 상태로 해부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남녀의 차이가 있는 부위의 경우 해당 부위의 발표는 남/녀 부위가 따로 진행됐다. 학생들의 발표가 끝나면 해당 부위를 담당하는 교수의 정리발표와 해당 부위에 대한 실제 시술을 녹화한 영상을 보는 시간이 있었다. 몇몇 조는 프레젠테이션을 할때 한국인인 우리를 배려해 한글 용어를 ppt 내에 병기하는 등의 배려를 해준다.

한 해부조는 보통 4인으로 구성되며, 조 안에서 다시 2명씩 나눠 각각 상반신과 하반신을 맡게 된다. 두 사람은 보통 맡게 된 상/하반신을 좌우로 나눠 해부한다. 해부할 시신은 4명이서 따로 해부할 수 있게 상/하반신, 좌/우반신으로 미리 분리되고, 다시 각 부위별로 해체된 상태로 보관되고 해부된다.

2. 시신 보존

소화기, 호흡기, 두뇌 등 장기를 해부 후 체내에 보관하는 한국과 달리 규슈대 의대에서는 각각 두꺼운 비닐 봉지에 담은 후 에탄올을 부어 잠기게 한 채로 보관한다. 근골격계는 커다란 비닐 지퍼백 안에 원래 위치에 맞춰 전부 집어넣은 후 위에 수건을 덮고, 역시 많은 양의 에탄올을 부어 시신을 모두 적신 뒤 공기를 빼고 밀봉해서 보관한다. 해부 과정에서 떼어낸 부산물 역시 비닐백에 넣고 에탄올을 부어 부패하지 않게 처리한다. 포르말린 냄새도 덜해지고, 시간이 흘러도 마르지 않아 근골격계와 내장 모두 학기 후반임에도 비교적 미세한 구조가 잘 남아있었으며, 반대로 해부에 방해되는 지방층은 점점 연해져서 제거가 쉬워졌다.

3. 해부 장비와 관리

한국과 달리 머리에 일회용 위생망, 발에 장화를 착용한다. 앞치마와 팔토시가 다회용인 우리와 달리 일회용 비닐 앞치마와 팔토시가 제공되며 미리 봉지에 소분되어 인원수에 맞춰 지급된다. 일회용 라텍스 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우리와 같았다. 메스날 등은 한번 쓰고 버리는 우리와 달리 다회용이었다. 포셉, 가위 등은 모두에게 돌아갈 만큼 제공되기 때문에 참석 인원 전원이 실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해부기구는 인제대 해부실습에서와 큰 차이는 없었으나, 추가로 suture forcep이 하나씩 제공되는데 끝이 굉장히 날카로워 조심해야 하지만 지방 제거나 미세한 신경, 혈관 등의 분리에 굉장히 유용하게 사용했던 포셉이었다. 해부실습 종료 후 기구를 설거지하는 것은 우리와 같으며, 일회용인 것들은 모두 처음에 꺼냈던 비닐에 한데 모아 버린다. 앞치마, 팔토시 등이 일회용이기 때문에, 매번 이것들을 세척하기 위해 모든 학생들이 싱크대 앞에 줄을 서야 하는 우리와 달리 실습이 끝날 시점에 시간적, 공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모습이었다. 다만, 일회용 쓰레기는 정말 많이 나오기 때문에 일장일단이 있다고 생각한다.

4. 해부 과정

해부실습 절차는 해부 지침서보다는 해부실습 영상의 절차를 따르고, 태블릿 등을 통해 아틀라스와 비교하며 해부를 진행하는 우리와 달리 규슈대에서는 해부지침서에 대한 의존도가 굉장히 높았다. 커다란 netter 아틀라스 책 하나를 돌려 사용하며, 解剖実習の手びき(해부실습의 길잡이)라는 해부지침서는 각자 지참해 사용했다. 해부실습서는 일본어로 되어 있으며, 대부분의 용어는 한자어이거나, 가타카나로 표기된 외래어였다.

해부실습서를 잠시 둘러봤는데, 대부분의 한자어는 한국에서 옛날에 사용하던 부위 명칭과 거의 같았다. 가령 나비뼈는 접형골, 위턱굴은 상악동, 큰궁둥구멍은 대좌골공 등 우리 과거 용어와 거의 같았으며, 순화된 용어 역시 이들과 뜻이 통하기 때문에 다행히 어느정도는 해독이 가능했다. 다만 의학용어에 쓰이는 한자 자체가 한국인 입장에서 생소한 한자가 많았고, 일본에서는 신자체를 쓰기 때문에 한국과 모양이 다른 한자도 여럿 있어서 어느 정도 한자를 안다고 무리없이 읽을 수 있을 정도는 아닌 것 같다. 관찰 부위의 상대적으로 큰 구조에 대해서는 비교적 지침이 상세했지만, 미세한 부위에 대해서는 삽화와 함께 상대적인 위치만을 알려주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미세한 부위라도 다음 단계수행에 앞서 잘라내거나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삽화 등을 병행해 절차를 확실히 알려주었다.

규슈대의 해부실습은 해부실습서의 내용을 그대로 따르기 때문에, 거의 모든 부위를 빠짐없이 해부하게 된다. 특히, 우리 해부실습에서는 깊게 다루지 않던 눈확 내부, 안구 내부, 부비동, 비강, 중이/내이 등을 규슈의대에서는 세부 구조까지 직접 확인한다. 요도, 귀인두관, 눈물관 등 통로의 경우 물렁한 철사를 통로에 통과시켜 직접 관의 시작과 끝을 확인하도록 하였는데, 이런 식으로 세부 구조를 찾는 것뿐만 아니라 상위 기관 내에서의 위치를 익히는 과정 역시 신경쓰는 것이 인상깊었다. 각 카데바의 사인을 알려주고 이를 시신에서 찾게 하는 것 역시 우리와 차이가 있었는데, 각종 시술의 결과와 병변 부위의 정상 상태로부터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어 유익하다고 생각했다. 우리 조의 기증자께서는 생전에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 후 합병증으로 생긴 폐렴으로 사망했는데, 다른 조에도 사인이 이와 같거나 비슷한 케이스가 굉장히 많았다. 인제대에서의 해당 부위 수업 당시 고관절 골절은 사망률이 상당히 높은 부상이라는 언급이 있었는데, 이를 직접 확인하게 된 것 같아 신기했다.

5. 상호학습

규슈의대 해부 커리큘럼상 상/하반신으로 조가 나뉘어 실습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반대편 부위에 대한 실습 경험이 부족해질 수 있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중간중간마다 상호학습이 이루어진다. 기본적으로 상호학습은 서로 체크리스트를 확인하며 반대편 조원에게 자신이 발견한 부위를 설명하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또한 상호학습 당일에는 인근 지역의 간호, 체육계 고등학교에서 참여학습을 오는데, 이들에게 각 조에서 자신들이 해부한 부위를 설명하는 것 역시 상호학습의 일부이다. 고등학생들이 오기 전 에탄올에 담갔던 각종 내장 부위를 빠짐없이 모두 꺼낸 뒤, 인체상의 원래 위치에 모두 배열한 상태로 준비한다. 고등학생들이 도착해 시신 앞에 늘어서면 각자 자신이 맡은 부위를 설명하고, 고등학생들이 만질 수 있게 건내주는 방식으로 학습이 이루어진다. 이전에 해부했던 부위까지 전부 설명하는 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지난 과정의 경험을 되새기는 효과가 있는 시간으로 보였다.

상호학습 당일은 규슈의대 학생들이 해부실습 과정 중 가장 긴장하는 날이기도 한데, 바로 체크리스트 검사 및 채점이 이 날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성적과 직결되는 것은 물론이고, 당일 검사순서와 시신 상태에 따라 검사가 늦어지면 저녁 8시가 넘도록 귀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다만 우리가 해부실습을 참관한 기간에는 체크리스트 검사를 하지 않았는데, 교수진 분들이 당일 해부가 끝날때에야 알려주셔서 끝까지 긴장하며 시신을 놓지 못하던 학생들이 다같이 환호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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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맺음말

과연 일본의 실습에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는데, 막상 가보니 걱정과는 반대로 좋은 사람들과 함께 여러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 것 같아 기뻤다. 우리와 비슷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면서 다른 실습을 거치며, 의학적인 경험과 문화적인 경험 모두 쌓을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긴 실습기간 내내 관심과 조언으로 함께해 주신 석대현 교수님과 규슈의대 진노 교수님, 실습 과정 내내 친절과 배려를 아끼지 않았던 우리 18조의 야마사키, 나가구치, 니시무라, 사이카이, 그리고 다른 조였음에도 거리에서 우연히 만났을 때 먼저 다가와 친절히 대해준 닛코와 아카리에게도 다시 한번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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