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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수에서의 2주간의 경험 큐슈의대 교환학샌 해부학 실습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관리자 2017.05.15 17:55 197

큐슈에서의 2주간의 경험
큐슈 의과대학 교환학생 해부학 실습 (2014.1.15.-2014.1.28.)


작년 연말에 이번 교환학생 해부학 실습 모집에 대한 소식을 들었을 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지원하게 되었다. 이유를 말하자면, 스스로 생각하기에 의과대학 내에서 했던 공부 중에 해부학에 정말 관심을 가지고 집중을 했기 때문이다. 작년에 교환학생을 다녀온 학생들에게서 전해들은 이야기로는 해부학 실습 참여와 일본 의과대학 견학 이외에도 좋은 여행의 기회가 된다고 하였고, 일본어를 조금 배운 사람으로서 일본을 다시 방문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여 면접에 임했고, 다행히 다른 학생들과 함께 2주간 후쿠오카를 다녀올 기회를 잡았다.

배를 타고 다다른 일본 땅은 낯설었지만 처음 방문하는 것은 아니었기에 그래도 익숙했다. 가볍게 호텔에 짐을 풀고, 첫날은 조원들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질 겸하여 주변을 여행하며 일본에서의 하루에 적응해나갔다. 짧지 않은 시간동안 후쿠오카 주변의 여러 군데를 여행하여 우리는 방학을 맞아 잠시나마 여유로운 휴식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활기차고 바삐 움직이지만 시끌벅적하지는 않은 일본 거리의 분위기는 우리나라와는 또 색다른 분위기와 평화로움을 주었다.

본격적인 해부학 실습은 일정 둘째 날부터 큐슈 의과대학에서 시작되었다. 큐슈 의과대학 진노 교수의 지도 아래 6명의 학생들은 현지의 학생들과 섞여 해부학 실습에 참여하였다. 120명 가량의 인원으로 구성된 2학년생들이 30개 정도의 조로 나누어져 실습을 진행하였다. 그만큼 해부학 실습을 위해 제공된 시신도 넉넉했다는 뜻이다. 따라서 각 조당 4명의 학생이 있어 적극적인 참여의 기회가 더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

현지 학생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큐슈 의과대학의 해부학 실습은 약 100번의 실습을 6개월간 진행한다고 하였다. 내가 본과 1학년 재학 당시 약 5주 동안 20회 가량의 실습 시간을 가진 것과는 대조적으로 굉장히 긴 시간을 해부학을 비롯한 기초의학에 투자한다고 하였다.
비슷한 교과서와 그림책을 참고하여 진행되는 과정이었지만, 큐슈의 해부학은 그림책에 묘사된 것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자세하고 철저히 배운다. 시신 전체를 한꺼번에 두고 뒤집어가며 했던 한국의 해부학과는 다르게 큐슈에서는 시신을 아주 작은 단위까지 나누고 척추와 두개골을 비롯한 중심 구조물들까지 자유롭게 절단하고 해부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 있었다. 스스로가 깊은 단계까지 들어가 각 구조물들을 관찰하고, 그렇지 못한 것들에 대해서는 다른 그룹에 가서 관찰하고 자신이 본 것들을 체크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또한 도중에 다른 병원에서 참관 실습을 온 날에는 학생들 각자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해부한 구조물들을 직접 설명하는 시간이 있었다. 각 학생들은 자신이 공부한 것들을 타인에게 설명함으로써 스스로 하는 학습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고, 공부한 내용에 대한 충분한 숙지가 이루어졌으리라 판단한다.
내가 이러한 광경을 처음 보았을 때는 나의 과거의 경험과는 달라 다소 위화감이 들었지만, 단순히 겉에서 보이는 것만 보고 마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것까지 자세하고 철저히 공부한다는 점에서는 분명 배울 점이 많아 보였다. 나 자신도 스스로 일본학생들 사이에 끼여 열심히 실습에 참여한 것을 생각하면, 지난날에 배웠던 흥미로운 것들이 다시금 떠오르게 하는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큐슈 의과대학 진노 교수의 연구실 소개가 있었다. 조교를 대동하여 자신이 진행 중이 연구와 연구를 진행 중인 연구실, 그리고 연구 기자재 등을 우리에게 소개해 주고, 이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곁들여주었다. 한국에서는 구경해보지 못했거나, 처음 경험해보는 연구실 환경은 나를 비롯한 학생들에게 많은 인상을 남겼고, 또한 이후에 소개된 교수의 연구에 대한 발표 및 설명 역시 감명 깊게 들을 수 있었다.

2주 동안 후쿠오카에 머물면서 큐슈 의과대학 학생들을 많이 만났다. 작년에 한국을 방문했던 학생들을 비롯해 해부학 실습을 같이 한 다른 학생들까지 많은 환영을 해주었다.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공부에 집중하는 학생도 있었지만, 일본을 방문한 우리들에게 관심을 많이 가져주고 많은 대화를 나누고, 많은 질문을 던져준 일본 학생들은 우리들에게 좋은 친구들이 되어 주었다. 또한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서로가 궁금하거나 몰랐던 일본과 한국의 생활, 문화, 학교,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것 등 많은 주제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이 친구들은 마지막 날 일본을 떠나는 그 순간까지 우리들에게 자신들의 많은 것을 몸소 보여주고, 소개해 주었다. 이러한 경험들은 지금 이 글을 쓰는 이 순간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좋은 추억과 오랫동안 남을 소중한 기억을 우리에게 선사하였으며, 다시금 일본을 방문해 그곳의 친구들과 좋은 시간을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하고, 후배들에게는 이 여행을 꼭 가볼 것을 추천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주었다. 단순히 여행을 목적으로 타국을 방문하는 것보다 그곳의 사람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며, 조금 더 깊은 단계의 일본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번 교환학생 여행의 최고의 장점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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