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Menu

일본 규슈 의과대학 해부학실습 수기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관리자 2018.08.17 13:32 965

 

일본 의과대학 친구들과 함께 PBL 조별 활동을 하면서 우리와 배우는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일본학생들은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의학공부를 할까?’ 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때마침 큐슈 의대로 해부실습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지원하였고, 운이 좋게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일본어를 하나도 할 줄 모르는 나였기 때문에 가기 전에 며칠 동안만이라도 일본어를 공부해서 자기소개는 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부질없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의외로 영어로 말하기를 힘들어하는 일본 친구들이 있어서 나름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물론, 대부분의 의사소통은 영어로 이루어지고 손, 발, 표정으로도 충분히 대화할 수 있었지만 이참에 일본어도 배워보고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해부 실습에 가기 전에 일본 친구들에게 전해줄 선물도 같이 준비하고, 일본 해부 실습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작년 재작년 선배님들의 체험기도 읽어 보았다. 또한, 최근에 후쿠오카 근처에 여행을 다녀온 친구가 있어서 해부를 마치고 가볼 맛집이나 주변 여행지도 찾아두었다. 이렇게 조사를 하면서 나는 이번 체험기가 단순 여행이 되지 않도록 무엇을 집중적으로 보고 느끼고 올지 다시한번 정리해보았다. 

 

이런 거창한 준비와는 달리, 김해공항에서 후쿠오카까지는 채 1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석대현 교수님, 최석진 교수님, 김영석 교수님께 간단한 일정을 소개받고 학교 소개를 받은 후 해부실습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일본 해부 실습은 우리 학교와는 정말 다르게 진행되었다. 우선, 한 조에는 4~5명의 조원이 있었는데 거기서도 2인 1조로 나뉘어 상지 팀, 하지 팀이 별개로 진행되고 있었다. 심지어 도움을 요청하면 교수님께서 도와주기도 하셨는데 그때도 해당되는 2명만 설명을 듣고 실습을 진행하는 것이었다. 또한, 각 조별로 나가는 진도도 꽤 많이 달랐다. 예를 들면, 상지 팀에서 빠른 조는 귀 내부구조를 다 보고 유스타키오관까지 보았는데 느린 조는 귀 skinning도 진행하지 못하고 있었다.

 

알고 보니 상지 팀은 그 파트만 실습하고 하지 내용은 다른 조의 하지 팀으로부터 설명을 듣는 식으로 진행하는 것이었다. 또한, 진도도 해부실을 비교적 자유롭게 개방을 해두는 편이고 체크리스트를 통해 오늘 할 부분을 점검하여 맞추는 것이었다. 어느 것이 좋다고 얘기하기는 힘들지만 큐슈 의대는 해부학을 임상으로 가는 발판으로 보기 보다는 해부학 그 자체를 하나의 학문으로 접근하는 성향이 강한 듯 했다. 나의 추측으로는 우리 학교는 내과학을 배울 때 활용하고자 하는 목적이 강하기 때문에 해부학, 생리학, 조직학을 함께 공부하며 혈관과 신경에 집중하며 그 기능을 중시하며 공부를 한다. 하지만 큐슈 의대는 모든 뼈 구조, 근육, 신경, 혈관을 다 보는 것을 중요시하여 그 구조물을 보았다면 잘라내고 심지어 skull도 sagittal 방향으로 절단하여 보았다.

 

사용하는 용어나 교재에서도 큰 차이가 있었다. 일본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영어 의학 용어를 아예 모르고 일본어로 된 의학용어만 외우고 있는 것이었다. 교재도 주로 일본어로 상세하게 설명된 것을 사용하고 atlas는 말 그대로 참고용이었다. 영어 용어, 순우리말 용어 간혹 한자 용어까지 공부를 해야 하는 우리 상황에서는 다소 황당하기 까지 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만큼 의학 용어 자체가 이전부터 잘 정립되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게 되었다. ‘괜히 한 대학에 기초 의과대학 건물이 2~3개 있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해부를 하면서 좋았던 점은 해부할 때 못 봤던 부분을 보고 복습도 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의과대학 학생들이 다른 학과 학생들에게 해부한 것을 설명해주는 날이 있었는데 그 때 여유가 있어 미리 실습해둔 심장, 콩팥, 뇌 부분을 따로 설명들을 수 있었다. 또한, 상지 파트에서는 우리가 해부하지 않는 nasal cavity, 귀 내부 구조 부분도 공부할 수 있었다. 물론 그 부분은 공부를 하면서도 ‘이게 과연 학생수준인가?’ 싶기는 했지만 귀중한 경험으로 남았다.

 

이제 무거운 얘기에서 조금 벗어나서 만났던 친구들, 일본 문화에 대해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우선 나는 정말 좋은 조에 배정되었었다. 운이 좋게도 우리 팀에 영어를 잘 하고 영어 의학 용어를 공부하는 ‘노무’라는 친구가 있어서 쉽게 의사소통하면서 해부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 점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는 나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일본에는 개인에게 배정된 해부도가 있을 정도로 개인주의적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다. 그런데도 내가 해부도를 안 가져왔을 때 자기 해부도를 빌려주던 ‘레이’, 영어를 못하지만 atlas책을 일일이 가리켜가며 설명해주던 ‘무츠’와 ‘료’, 모두 하나같이 친절했다. 하지만 한 가지 신기했던 점은 이렇게 친절한 친구들로만 이루어진 조에서 화기애애한 느낌은 없었다. 사이가 안 좋았다기보다는 1대1로는 다들 친해보였는데 뭔가 4명 다 같이 친하다거나 한 팀이라는 소속감은 없는 것이었다.

 

성급한 일반화일 수 있지만 이런 모습은 식당, 온천에 가서도 나타났다. 일본 식당은 조리하는 쪽을 바라보고 1자로 앉는 구조가 많았다. 흔히 말하는 ‘혼밥하는 문화’와 비싼 땅값을 반영한 최적의 구조로 되어있던 것이다. 온천에서는 보통 한국이라면 친구들끼리 혹은 부자간에 오는 경우가 많은데 일본에서는 대부분 혼자 오고 대신에 온천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이 종종 보였다. 고요한 느낌은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의 목욕문화와는 상당히 다른 점이 어색하게도 느껴졌다. 이렇게 겉보기에는 비슷한 문화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 사람들의 성격이나 생활 습관은 우리나라와 판이하다는 것을 느꼈다.

 

음식은 큐슈 의대 학식부터 해서 돈코츠 라멘, 모츠 나베, 스시, 야끼니꾸, 오키나와식 정식 등 정말 다양하게 먹어보았다. 나는 ‘초딩 입맛’이어서 음식을 먹으면서 느낀 점은 딱히 없었지만 그래도 간단히 요약해보고자 한다.

일단 확실히 일본 친구들이 추천해준 맛집과 구글링으로 찾은 맛집은 달랐다. 돼지국밥에 비유를 하자면 일본인이 추천해준 맛집은 전통시장에 있는 국물 진한 돼지국밥이었다면 우리가 찾은 맛집은 ‘밀*돼지국밥’ 느낌으로 평균 이상이지만 약간은 인공적인 느낌은 있는 그런 곳이었다. 그러다보니 개인적으로는 일본 친구들이 추천해준 곳이 색다르긴 했지만 입맛에 쏙 맞지는 않았다.

 

유명한 메뉴들은 이미 우리나라에도 어느 정도 들어와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먹는 것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전체적으로 남부지방이다 보니 부산처럼 간이 조금 강한 편이었고 1인분 양은 남자가 배 채우기에는 모자란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모츠나베와 오키나와 음식은 좀 특이했다. ‘모츠나베’는 곱창전골과 비슷한데 국물이 많고 달고 구수한 점이 우리나라와 달랐다. 오키나와 음식은 정말 에피타이져부터 메인요리까지 다 처음 먹어보는 맛이었다. 첫 에피타이져로는 ‘우미부도’라고 마치 장식품처럼 생긴 해초류가 나왔는데 톡톡 터지는 고무 씹는 맛이 났다. 맛은 찍어먹은 초간장 향만 났던 것 같다. 또 흥미로웠던 것은 ‘찬푸르’라는 음식이었는데 맛은 당면 없는 잡채 맛이 났는데 흐물흐물한 돼지고기 식감이 특이하게 느껴졌다. 그 외에 고로케나 각종 고기들도 같은 재료를 썼는데도 전혀 다른 맛이 났다. 음료수도 오키나와에서 나는 과일인 ‘시콰사’를 먹어보았는데 레몬과 자몽사이의 매우 신 맛이 났다. 이런 음식들은 정말 한국에서 맛보기 힘든 음식이고 먹는 것에 조예가 깊은 친구들이 있다면 기꺼이 추천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내 마음 속의 맛 집은 따로 있다. 바로 모토무라 규카츠, 이치란 라멘, 텐진 호르몬 이 3가지이다. 우선, 규카츠는 이 가게에서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었는데 그 식감은 마치 내 치아가 규카츠라는 고기 침대에 폭신하게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너무 맛있어서 여기는 유일하게 두 번 간 식당이기도 하다. 이치란 라멘은 국물을 들이켰을 때 한국의 국밥과 라면이 일본에서 협정을 맺은 듯한 느낌이었다. 이것도 너무 맛있어서 유일하게 내가 포장 판매하는 것을 사간 곳이기도 하다. 텐진 호르몬은 스테이크 하위호환 느낌이었다. 고기는 좋아하지만 스테이크처럼 너무 고급진 맛은 부담스러워하는 내가 딱 좋아하는 맛이었다.

 

마지막 날, 우리는 하카타 호텔을 나와서 쌀쌀한 후쿠오카를 뒤로 하고 추운 부산으로 돌아왔다. 11일 동안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돌아왔다. 단순히 해부하는 것 한 번 다시 보고 일본 음식 먹고 돌아오지는 않았다. 이 글에 다 남기지는 않았지만 일본이 어떻게 의학을 배우고 있고 어떤 점에서 우리와 다른지 보면서 내가 어떤 부분이 부족하게 될지 생각해보려 노력했다. 그런 측면에서 해부 말고도 다른 수업, 동아리 활동 등 학교 활동을 좀 더 보았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한국이라는 우물 안에서 나와 보는 계기가 되기에는 충분했다. 또한, 일본이라는 문화, 더 자세히 일본이라는 사회 분위기, 사람들의 특성, 앞으로의 변화를 읽고자 노력했다. 일본은 정말 겉모습은 우리나라와 다를 것이 없지만 사회 구석구석에 짜인 틀이나 기반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철저한 측면이 많았고, 사람들의 성격도 우리나라와는 다른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 내가 느끼고 깨달은 부분이 잘못된 부분도 있겠지만, 사실 여부를 떠나서 나에게 이번 경험은 정말 귀중한 경험이고 또 앞으로 더 귀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본과 1학년 말 쯤 규슈의대로 해부 실습 교환학생을 뽑는다는 공고를 보게 되었다. 예과 2학년 2학기때 해부실습을 하였지만 한번 한다고 해서 다 아는 것도 아닐뿐더러 공부를 하면서 해부학적 구조를 알아야 겠다는 필요성을 느껴 지원하게 되었고, 운이 좋게 동기들과 함께 다녀오게 되었다. 이렇게 장기적으로 외국에 나가 있는 적은 오랜만이었고, 특히 외국의 의과대학에 가는 것은 처음 경험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설렘을 가득 안고 출발하였다. 첫날 저녁 늦게 도착해 간단히 주의사항을 숙지하고 도착한 다음날부터 바로 해부실습에 참여하였다.


실습에 참가하는 첫날 담당 교수님이 우리를 소개하셨고, 우리는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하였는데 앞에 자기소개를 한 두 친구가 일본어로 너무 소개를 잘 하여서 딴짓을 하고 있던 일본학생들의 이목도 집중시키는데 성공하였다! 6명 각자 한명씩 각각의 조로 분산되었고, 나는 우리 조원들과 간단히 인사를 하고 실습에 참가하였다. 각각의 조마다 분위기가 다른 것 같았는데 우리 조의 경우에는 나와 이야기를 하고 설명해주는 한명의 친구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화를 나누지 못하였다. 반면 조원들이 적극적으로 먼저 말도 걸어주고 이야기도 많이 하는 조도 있었다. 나중에 친해진 일본 친구들 말에 의하면 다들 영어를 잘 하는데 외국인과 영어로 말하는게 shy해서 라고 하니 먼저 말을 많이 걸어보는 것도 좋은 듯 하다.


규슈의대는 우리 학교와 해부를 하는 방식이 상당히 달랐는데, 우리는 최대한 구조물을 살려놓고 전신의 혈관과 신경의 주행, 근육 등에 초점을 맞추어서 보았다면, 규슈의대는 구조물을 확인하고 나면 과감히 다 잘라내어 더 깊숙이 위치한 구조물을 관찰할 수 있게 하였다. 우리 학교에서 실습을 할 때는 골반을 자르지 않았고, 귀와 눈의 깊은 구조를 관찰하지 않았는데, 일본에서는 골반 뼈를 대칭으로 잘라 안의 구조물을 다 관찰하였고 두개골을 반으로 잘라 내이의 구조를 관찰하고 눈도 양쪽 모두 자세히 해부하였다. eyeball 까지 잘라 안의 방수, lens, ciliary muscle 등등 자세한 구조물까지 꼼꼼하게 모두 확인하였다. 필요하다면 학생들이 그때그대 망치와 정을 들고 뼈를 자르기도 해 꽝꽝거리는 소리가 실습실안에 자주 들렸다. 또 우리 학교에 비해 냄새도 덜 났고, 바닥이 매우 깨끗하였고 전체적으로 환경이 쾌적했던 것 같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아틀라스(해부학 교재)와 해부지침서도 조마다 한권씩 있어 해부하면서 바로바로 구조물을 확인할 수 있었고, ‘~를 자르면 ~이 보입니다‘식으로 해부하는 방법이 자세히 서술되어 있어서 해부하는데 상당히 편리하였다. 한국에서 해부를 할 때는 구조물을 최대한 살려 전신 혈관, 신경의 주행을 관찰해 전체적인 흐름을 볼 수 있었다면, 규슈의대에서는 한국에서 보지 못했던 깊은 구조물을 하나하나 모두 관찰할 수 있어서 이번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두 가지 방법의 장단점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해부실습을 할 때를 제외하면 우리끼리 시내를 구경하거나 일본 친구들과 저녁을 같이 먹으면서 친목을 도모하였다. (우리는 후쿠오카 시내에만 머물렀지만 기회가 된다면 후쿠오카는 시내보다는 시외로 나가 유후인이나 나가사키등 다른 도시들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친해지고 나서는 사소하게 궁금했던 점을 물어보았는데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맛집, 관광지,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궁금했던 점처럼 여행하는데 필요한 정보부터 규슈의대 학생들의 스케쥴과 커리큘럼 비교까지 정말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많이 나누었던 것 같다. 이번 실습 프로그램에는 교류의 목적도 있으니 먼저 다가가서 말을 많이 거는 것을 추천한다.


2주 조금 안 되는 기간 동안 머물렀는데 후쿠오카에서의 생활에 적응이 좀 되려고 할 때 한국에 돌아와야 해서 여운이 굉장히 많이 남았다. 이번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해부학을 다시 review 할 수 있었던 것뿐만 아니라 외국어 공부를 하는데도 도움이 많이 되었고, 다른 나라의 의대생들의 생활과 일본 의사들의 삶에 대해서도 조금 엿볼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프로그램을 하는 동안 여러 측면에서 느낀 점이 많았는데, 기회가 주어진다면 참여하는 것을 추천한다.

 

본과 1학년을 마치고 겨울방학 중 1월 15일부터 1월 25일까지 총 10박 11일의 기간 동안 후쿠오카에 위치한 큐슈의대에 교환학생으로 다녀왔다. 어쩌면 여느 방학과 다르지 않을 수 있었던 2018년 1월의 열흘은 내게 잊혀지지 못할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체험기를 쓸 수 있게 된 이 기회를 빌려 이번 큐슈 해부 실습에 가기 전의 준비, 큐슈대학과 후쿠오카 시내에서의 체험, 그리고 모든 것이 끝난 후의 감상까지 정리를 해보려 한다. 


해부학 실습 모집 공고
사실 나는 이 공고를 올해 처음 본 것이 아니었다. 예과 2학년이 끝났을 무렵에도 이 공고를 본 적이 있다. 사실, 본 적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 보자마자 가고 싶어서 안달이었기 때문에 잊을 수가 없었다. 해부학 과정이 다 끝나갈 무렵 나는 아쉬움을 많이 느끼고 있었다. 학기 내내 해부학 진도를 따라가기 급급해 해부를 하면서도 다 넣지 못하는 느낌이었고 어딘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기 때문이다. ‘한 번만이라도 더 해부실에 들어가서 내가 구조물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는 이제 없겠지…’ 라고 생각하던 찰나에 이 공고를 보았기에 가고 싶다는 마음에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러나 대상은 본과 1, 2학년을 마친 학생이 대상이었기에 당시 나는 1년간 학점과 일본어를 적어도 기본 수준은 만들어 놓아야 겠다는 결심을 했다. 나름의 준비를 거친 결과, 올해에 기다리던 모집에서 당당히 선발될 수 있었다.


큐슈 의과대학 방문
후쿠오카 공항에 내린 우리는 교수님들과 함께 호텔로 이동했다. 짐을 잠시 풀고 요시노야라는 식당에서 규동을 먹은 후 호텔로 모였다. 최석진 교수님께서 간단한 간식을 사주셔 함께 먹으며 교수님께서 전달해주시는 주의사항이나 알림 사항 등을 숙지했다. 우리의 실습 일정, 실습 중인 파트, 교통편 등을 전해 들었고, 각자의 방으로 흩어졌다.


나는 건우라는 친구와 룸메이트였는데, 서로 약간의 걱정이 있었다. 일본어가 유창하지 않은데 내일은 처음 인사를 하는 것인데 소개는 일본어로 해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 걱정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남들이 자고 있는 동안 부족한 일본어 실력과 구글 번역기와 네이버 번역기, 그리고 인터넷 일본어 사전 등을 활용해 몇 줄의 문장을 겨우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이는 다음 날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었다.


다음 날 교수님들과 함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큐슈 의과대학까지 함께 출발했다. 가서는 석대현 교수님의 유창한 일본어 실력으로 Dr. Yoshida 교수님께 인사를 드리고 우리를 소개해 주셨다. 그리고 우리 한국의 교수님들은 떠나셨고, 우리는 Dr. Yoshida 교수님과 실습실 안으로 들어갔다. 28개의 조와 넓은 실습실도 놀라웠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해부 실습실 특유의 포르말린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놀라움을 뒤로 하고 우리는 실습실 가운데에 나란히 섰고, Dr. Yoshida께서는 우리를 일본 학생들에게 이리저리 설명을 해주시는 듯 했다. 그 말을 우리는 어차피 알아듣기 힘들었기 때문에 나와 건우는 어제 밤에 외운 문장만 속으로 죽어라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Dr. Yoshida께서 우리에게 소개하라고 마이크를 주셨고, 우리가 소개를 끝낼 때마다 일본 친구들은 다행히 열렬한 환호로 우리를 맞아주었다. 성공적으로 소개를 마친 후 우리는 각자 배정된 조로 이동했고, 일본에서의 해부학 실습이 시작되었다.

 

해부 실습
나는 11조에서 해부 실습을 했다. 우리 조원들은 아키코, 토마모사, 하루키, 히토미, 카즈히코 총 5명이었다. 히토미라는 친구가 주로 통역을 해주었고, 다른 사람들도 내가 물어볼 때마다 친절히 답해주려 노력하는 모습이 늘 나로 하여금 고맙게 느끼게 해주었다. 큐슈 대학에서 실습을 하면서 우리 학교의 해부 실습과 다른 점을 몇 가지 발견했는데, 그 중 하나가 각 조가 두 팀으로 나눠서 진도를 진행한다는 점이었다. 히토미와 하루키가 얼굴 부분을 한다면 카즈히코와 아키코는 발 부분을 맡고 있었다. 다음 날 교대하는 것도 아니라 계속 자신의 부분만 하길래 하루는 각자 다른 부분을 하면 안 한 부분을 어떻게 공부를 하는지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하루키는 각자의 파트를 다 한 뒤 마지막에 서로에게 설명을 해주는 식으로 진행을 한다고 해주었다.


또 조금 달랐던 것은 세세하게 해부를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의 경우 시간이 촉박하기도 하니 손끝과 발끝과 같이 아주 세세한 부분은 넘어가는 경향이 있는데, 큐슈의 경우 아주 섬세한 해부를 하는 느낌이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각자가 나눠서 진도를 나가다 보니 비교적 많이 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또한 질문이 적은 것이 가장 큰 점이었다. 나쁜 의미로 적었다는 것이 아니다. 큐슈 대학의 친구들은 해부 지침과도 같은 책 한 권과 자신만을 믿고 틀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해부를 진행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내가 예과 2학년 때를 생각해보면 교수님들은 우리의 뒷바라지를 해주신다고 이 조 저 조를 바쁘게 돌아다니셨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 곳의 경우 각자가 최대한 머리를 싸매며 책을 바탕으로 진행해보고, 아주 감조차 안 잡히고 힘들 때가 되어서야 조언을 구하러 가는 것을 보고 조금 더 자기주도적이라는 것이 이런 것인가 하고 느끼게 되었다.

 

큐슈 의대 학생들과의 뒷풀이
우리는 열흘 중에 3일 정도 일본 학생들과 저녁에 같이 식사를 했던 것 같다. 아마도 해부 첫 날과 둘째 날, 그리고 마지막 날이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 블로그에만 올라오는 식당이 아닌 현지인들이 즐기는 식당에서 일본인 친구들과 식사를 하고 술도 함께 마시는 것은 아주 색다른 경험이었다.
첫 번째에는 모츠나베 집을 갔다. 모츠나베란 우리나라로 치면 곱창전골에 해당하는 격이다. 생각보다 많은 수의 학생이 와주어서 스무 명이 넘는 자리가 필요했고, 그러다 보니 정해진 식당이었다. 4층에 자리를 잡은 우리는 서로를 소개하며 어색함을 풀어갔다. 전골이 조금씩 끓기 시작할 때쯤 우리는 서로의 이름을 거의 다 외웠고, 다 먹은 후엔 3년이나 함께한 듯한 친밀감이 생겨났다.

두 번째에는 야끼니꾸집을 갔다. 야끼니꾸란 불에 구운 소고기라는 뜻으로, 일종의 주물럭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처음 만날 때 동아리 활동으로 시간이 되지 않아서 못 온 친구들도 와주어서 더욱 넓고 깊게 친해질 수 있었다. 이제 어색함은 어제의 이야기가 되었고, 일본어와 영어가 뒤죽박죽임에도 서로의 대화는 더 화목할 수 없을 정도였다. 게다가 우리가 습관적으로 고기가 구워질 때 즈음 각자의 접시에 집게로 고기를 덜어주었는데, 그럴 때마다 “아리가또” 하며 고마움을 표시해주어 우리도 더 기뻐지곤 했다.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는 우리가 입국하기 전날 마지막 수업이 끝난 후였다. 오키나와 전문 식당을 갔는데, 본토와의 거리가 꽤 멀어서인지 음식의 차이가 확연히 느껴졌다. 오키나와의 경우 대만에 오히려 가까울 정도로 먼 섬인데, 그러다 보니 본토와는 다르고도 특별한 음식이 많이 발달한 것 같았다. 자색고구마로 만든 고로케를 먹으며 서로 맛있다며 “우마이!”를 외치고 있는 우리 모습은 태어나서 올해 처음 만난 사람들이 맞나 싶을 정도의 친밀함을 엿보였다. 그러나 동시에 오늘 밤이면 “사요나라(작별인사)”라고 말하고 멀어져야만 했기에 아쉬움을 숨기기는 어려웠다.

 

맛집 여행
해부 실습을 열심히 하고 일본 친구들을 사귄 것만이 이번 교환학생 기간의 전부가 아니었다. 주말과 같이 학교를 가지 않는 날이라던가 일본 친구들이 동아리로 바쁜 날이면 우리는 맛집 도전에 나섰다. 한국에서 유명한 식당은 물론 일본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곳도 많이 찾아 다녔다. 뒷풀이에서 내가 일본 친구들과 친해져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식당을 알아왔고, 일본어가 능숙한 세정이가 주문을 주로 했으며, 사진 작가인 명지가 우리의 맛집 탐방을 더욱 아름답게 수놓았다.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일본 현지의 친구들이 추천해준 라멘 집이었다. 나는 라멘을 좋아하는 편인데, 우리나라에는 이치란 라멘과 같은 체인점이 굉장히 잘 알려져있다. 하지만 ‘키시’와 ‘노무’라는 친구가 소개해준 우나리 라멘과 멘야 카네토라, 잇신푸란 다이묘 혼텐과 같은 곳의 라멘은 세상에서 먹어보지 못한 맛과 향이었다. 하나 같이 특색이 있었고,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맛이 어떤 맛인지에 대한 이해도 깊어졌다.

학생 식당에서의 카레를 비롯해 우리가 돌아다니면서 먹은 음식은 매우 다양하고 하나하나 잊을 수가 없다. 규카츠의 육즙과 바삭함의 조화, 참치 대뱃살의 기름진 부드러움, 페이스북으로만 전해지던 환상적인 멘타이코 오므라이스, 일본 밤거리의 야타이에서 접했던 야끼멘타이코 등 모든 음식이 그 주변을 떠올리게 해주고 후쿠오카에서의 경험을 새록새록 떠올려준다. 이 모든 사진을 찍기 위해 수고해줬던 명지에게는 한 번 더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온천 여행
음식도 유명한 일본이지만, 일본이라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온천이다. 룸메이트였던 건우와 나는 온천도 자주 즐겼다. 나는 열흘 간 3번, 건우는 4번을 갔는데, 두 사람 모두 시간만 더 있었다면 더 가고 싶은 눈치였다. 나미하노유 온천과 텐진 유노하나로 갔었는데, 두 곳 모두 걷기에는 거리가 상당히 되었지만 남자 둘이서 걷기에 무리는 아니었다. 한 시간 정도 걸어 약간의 추위 속에서 약간 땀을 흘린 상태로 온천을 들어가면 그만한 낙원이 없었던 것 같다.
온천에서 서로 이야기도 많이 나누었는데, 비단 큐슈의대만이 아니라 일본의 의료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되었다. 일본 친구들에 의하면 일본은 우리나라에 비해 과 선택이 자유롭고 인턴과 레지던트 수련도 훨씬 체계적이라고 한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는 성형외과와 피부과, 안과 등에 성적이 높은 학생들이 집중되는 경향이 심하다. 온천욕을 즐기다보니 이런 우리나라의 안타까운 상황에 대해서도 서로 터놓고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한국에 돌아오며

총 10박의 해부학 실습과 후쿠오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 가볍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무겁다고도 할 수 없었다. 떠나기에는 친구들과 정도 많이 들었고 더 가보고 싶은 곳도 있어 시원섭섭한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동시에, 어쩌면 여느 해와 다를 것이 없을 수 있었던 나의 1월은 아주 운이 좋게도 전혀 다른 환경에서 다양한 것을 배울 수 있었고 많은 친구들과 친밀하게 잘 지냈다는 점에서 뿌듯함과 상쾌함으로 가득했기 때문에 발걸음이 무겁지도 않았던 것 같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면 곧 개강을 하고 시험에 치이며 이 때의 감동이 조금씩 희미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함께 보냈던 시간은 변하지 않는 것이고, 이 큐슈 의과대학과 후쿠오카에서의 경험 역시 사라지지 않는다. 가끔 이 수기를 보고 사진첩의 사진을 보며 이 때와 이 곳, 그리고 이 친구들을 떠올릴 수 있으리라 믿는다. 다만,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깨달았고 이 경험을 꼭 추천해주고 싶음에도 그 모든 것을 원하는 만큼 전하지 못하는 나의 글솜씨가 늘 아쉽다. 하지만 이렇게 부족한 나를 믿고 이 곳에 보내주신 학장님과 최석진 교수님, 그리고 학교 관계자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도 새로운 환경에는 늘 도전할 것이고, 그런 도전들이 이번과 같이 귀중한 경험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이번 규슈 의과대학의 해부실습은 저에게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인제대학교에서는 본과1학년 과정부터 이수하였기에 해부학을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실습기간 동안 평소 궁금했던 부분들을 직접 찾아보며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첫날에 저희 조에서는 pelvic anatomy 를 시행하고 있었습니다. 조원들이 저에게 관심을 많이 가져주었고, 해부실습을 직접 해보라고 먼저 권유하는 등 배려도 해주어 쉽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조원들이 지금까지 진행해온 부분들을 하나하나 영어로 설명해주었고, 저도 내과 실습에서 배운 임상 지식들을 조금씩 알려주면서 소통을 많이 하였습니다. 


한 조당 6~7명으로 구성되어있었는데, 2,3 명씩 짝을 지어서 한 부분씩 맡아 해부를 하였습니다. 카데바를 여러 부위로 분리하여 해부를 하였기 때문에 여러 명이 동시에 진행하기에 편리하였습니다. 아쉬웠던 점은 카데바를 분리하였기 때문에, 혈관이나 신경의 이어짐이 끊겼다는 것입니다.실습은 1월 16, 17, 18일과 22, 23, 24일 총 6회를 참관하였습니다.  

실습 외에도 규슈 의과대학 학생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총 3번을 후쿠오카 번화가에서 만나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바쁜 와중에도 나와준 규슈대학 학생들에게 정말 감사하였습니다. 이외에도 규슈대학에서 저희에게 너무나도 만족스러운 숙소를 준비해주어 실습기간 동안 편히 지내다 올 수 있었습니다. 

 

정신 없었던 본과 1학년 과정을 끝내고 방학을 의미 있게 보내고도 싶고, 다시 해부학을 자세하게 배울 수 있다는 기대감에 나는 큐슈(九州)의대 해부실습 공고가 떴을 때 망설임 없이 지원을 하였다. 해부실습 교환학생으로 선발이 되고나서 후쿠오카로 떠나기 전까지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실습이 시작되기를 기다려왔다. 어두워져 가는 비행기 창 밖 풍경을 보며 문득 혹시 의사소통이 잘 안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살짝 들었지만, 나는 혼자가 아니고 출중한 일본어 실력을 갖춘 친구들과 한 팀이라고 생각하니 마음 든든하였다.

큐슈의대에서의 첫번째 해부실습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재작년, 눈물 콧물 다 흘리며 해부했던 기억이 생생한데 큐슈의대의 해부실습실은 포르말린 냄새조차 거의 나지 않았다. 또한 큐슈의대 학생들은 학교에서 제공해주는 해부실습복을 사용하는 경우가 드물었고 대부분 개인적으로 실습복, 장갑, 마스크 등을 구입하여 사용하였으며 해부 도구들도 학생들 모두 개인적으로 가지고 다녔다. 열심히 연습했던 일본어로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한 후, 우리 6명은 각각 다른 조로 나뉘어 배치되었다. 나는 27조로 배치되었는데, 조원들이 반갑게 나를 맞아주었고 어떤 일본 친구는 한국말로 “만나서 반가워~” 라며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 주었다. 조원들과 인사를 나눈 후, 카데바를 봤는데 카데바가 여러 개로 잘려 있는 것을 보고 깜작 놀랐다. 특히 머리부분과 골반부분이 정확히 반으로 잘려 있어서 내가 전에 해부할 때는 보지 못했던 안쪽 면을 다 볼 수 있어서 신기하기도 하였지만, 한편으로는 조금은 잔인하다는 느낌도 스쳤다. 그 뿐 아니라, 우리와는 다르게 장기들을 다 한꺼번에 다른 공간에 모아서 보관했다. 그래서 장기들을 보고 싶을 때 바로바로 볼 수 없었고 상자에서 꺼내는 번거로움 때문에 매번 보여 달라고 하기가 조금 미안하기도 하였다.

 

해부를 하는 방법도 우리와는 매우 달랐다. 예과 2학년 해부실습 때는 조원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열심히 핀셋으로 스키닝에 집중하여 항상 신경과 혈관을 살리려고 했었던 반면, 일본학생들은 뼈의 구조와 근육을 조금 더 중요시 하는 것 같았다. 따라서 같이 해부를 하다 보면 일본친구들은 우리와는 다르게 매스와 핀셋보다는 망치와 가위를 더 자주 사용하였다. 같이 눈 부위를 해부할 때 섬세하게 신경들을 끊지않고 해부하는 나를 보면서 일본 친구들이 “오…스고이” 라고 칭찬 해주던 기억도 난다. 또한 일본학생들은 조별로 반반 나뉘어서 반은 오직 상지해부, 반은 오직 하지해부를 한다. 심지어 다른 부위를 해부하고 있는 조원들이 어디를 해부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는 것 같았다. 효율적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직접 해부를 안 한 부분이 반이나 되기에 공부를 할 때 힘들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해부만 한 것은 아니다. 해부실습이 끝나면 우리 6명은 모여서 하루하루를 알차게 보내기 위하여 계획을 짰다. 큐슈(九州) 섬에 머무는 2주 동안 이곳저곳 탐방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내년에 이 실습을 갈 후배들에게 꼭 먹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은 음식 두가지가 있는데, ‘멘타이코 오므라이스’와 ‘모토무라 규카츠’는 40분 넘게 줄을 서서 기다리더라도 꼭 한 번 먹어보기 바란다. 밖에서 사 먹는 음식들도 맛있었지만, 큐슈대학 학식도 꼭 먹어볼 것을 추천한다. 우리학교 식당 ‘다인’과는 다르게 뷔페식당처럼 각자가 원하는 메인메뉴와 사이드메뉴를 마음껏 담고, 담은 개수대로 후불 계산하는 것이 신기하였다.

큐슈의대 학생들과 함께 보낸 시간들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우리 6명과 각각의 조원들 모두 함께 후쿠오카 시내 번화가인 텐진(天神)으로 자주 돌아다녔다. 따뜻한 마음씨의 일본친구들은 우리에게 후쿠오카 문화를 알려주려고 노력하였고, 후쿠오카의 대표 음식점들도 소개 시켜줬다. 일본친구들은 우리들의 학교생활에 대해서도 궁금한 것이 많았다. 우리의 학교 동아리 활동과 학기 일정, 학교주변 맛집 등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일본에 머무는 2주동안 큐슈의대 학생들과 마치 오래 알던 친구처럼 가까워질 수 있었다. 곧 부산으로 놀러 온다는 일본친구들과 만나기로 약속도 하였고, 여러 친구들과 연락을 지속하고 있다.

일본 큐슈의대에서 해부실습을 하면서 보낸 2주는 아마도 나의 평생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될 것이다. 예과 2학년 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힘들게 해부를 했던 것과는 다르게, 그나마 조금 더 공부를 한 본과 1학년을 마치고 다시 해부실습을 하게 되니 복습도 되었고, 전에는 자세하게 관찰하지 못한 부분들을 여유롭게 공부 할 수 있었다. 또한 일상생활에 유용한 일본어 관용표현들도 배울 수 있었다. 끝으로 이 프로그램에 지원해볼까 고민하는 학생들은 부디 망설이지 말고 지원해보기를 바란다. 분명히 값진 경험이 될 것이다.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