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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규슈,준텐도,치바대학 부속병원 임상실습 수기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관리자 2018.08.23 14:46 712

 

 

본과 4학년 1학기,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해외 학습의 기회가 있어 지원을 하였고 운이 좋게도 선정되어 강재호, 어지안 학우와 함께 지난 번 해부 실습 때에 이어 규슈의과대학으로 가게 되었다. 당시에는 호텔에 체크인하며 놀러 온 마음으로 시작하였던 반면, 이번에는 기숙사에 살기 위해 필요한 서류들을 작성하며 사뭇 다른 분위기로 시작했다. 출국 전까지도 큰 전달받은 사항이 없어 어떡해야하나 걱정이 많았으나 입국하는 순간부터 교환학생을 담당하는 재일교포 강동천 교수님과 교수님 소개로 만난 다른 한국인 대학원생으로부터 기본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가기 전 여러 과를 지원하였으나 아쉽게도 한 과의 실습만 할 수 있었다. 이에 외과를 4주 동안 실습하였고, 마침 일본 학생들도 4주 간의 외과 실습을 시작한 첫 날이라 컨퍼런스에서 나도 함께 자기소개를 했다. 규슈대학병원은 외과 자체가 2개로 제1, 제2 외과가 각각 있었고 이에 어느 분과를 돌지 선택하는 시스템이다. 이에 나는 제2 외과의 출근이 터무니 없이 이르다 하여 제1외과를, 그리고 외과에서 나를 담당하던 Dr. Moriyama가 있는 상부위장관과 생소한 과인 이식 외과를 2주씩 나눠서 돌기로 선택하였고 제1외과 학생이라 적힌 출입증을 받으며 실습을 시작했다. 

 

1주 정도 지나자 적응을 하면서 좀 더 본격적인 실습이 시작됐다. 우리는 주중에는 주로 각자의 실습을 열심히 진행했고, 주말에는 함께 규슈의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다녔다. 전반적으로 일본의 실습은 우리 학교와 유사하게 진행됐다. 상부위장관 분과에서는 수술의 참관과 환자가 받는 검사들을 따라다니면서 참관하였고, 이식외과에서는 공여자/수혜자의 신장 이식 수술을 보조하였다. 일본과 우리 실습과 차이가 있다면 수술 일정이 주 2개 정도로 널널했고 각 과마다 교수님은 단 한 명 그 외에는 스태프라는 점이 달랐다. 때문에 담당 환자의 수와 업무의 양이 상대적으로 적었고, 교수님을 제외한 스태프 간의 수평적인 분위기가 눈에 띄었다. 물론 학생들이 교수님을 졸졸 따라다니고 컨퍼런스 시간 환자보고를 준비하는 것은 차이가 없어 학생들끼리 많은 어려움을 공감할 수 있었다. 

 

학업 외에도 이 즈음 각자 분과의 학생들과도 친분이 쌓여 세 분과의 학생이 모두 모여 우리를 환영해주는 자리가 마련됐다. 후쿠오카 음식이라는 모츠나베를 비롯해 다양한 음식과 음료를 맛 볼 수 있었다. 서로의 음주 문화도 얘기할 수 있었는데 일본에서는 소주가 고급 술이라 와인을 킵해두고 먹듯이 병을 주문하면 병 밑에 이름을 써 둔다고 하였고, 한국은 그런게 없다고 말하며 서로의 방식을 교류하고 즐겁게 보냈다.  

처음 규슈의과대학을 선택할 때, 저번 해부학 실습 때 만났던 조원들을 다시 만나야겠다는게 그 이유 중 하나였다. 저번에 일본을 떠나오면서 잘 지내라 인사하고 다시는 볼 일이 없을 거라 여겼으나 이렇게 다시 오게 됐고 그랬기에 임상 실습에 선정된 직후부터 연락하며 일정을 맞추어 한국으로 떠나기 직전에 가까스로 만났다. 오랜만이었으나 그 때 모습들 그대로였고 서로 그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그 때 걱정과 달리 아무도 유급하지 않은 점, 연애 상태의 변화 등을 얘기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저번과 달라진 것이라면 이번에는 만남을 끝내면서 서로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다시 보자라는 말로 다음을 기약할 수 있게 된 점이다. 이에 영향을 받아 실습 마지막 날에 있던 페어웰파티에서도 제 1외과의 교수님, 학생들과 마지막 식사를 함께하며 다음에 보자고 말할 수 있었다. 같은 학문을 배우기에 만날 일이 있으리라 믿는다. 두 번의 해외 실습 경험을 통해서 해외에서의 학습보다는 해외교류의 필요성과 즐거움을 깨달았고, 해외 진출에 대한 동기를 부여받았다. 덕분에 졸업 이후에 어떤 진로를 가더라도 국경을 넘어 다양한 교류를 할 수 있는 삶을 그리게 되었다. 이런 좋은 기회를 준 학교에게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이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잘 유지되어 다들 각자의 깨달음으로 진로에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본과 4학년이 되어 저는 다른 나라의 의료 환경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마음에 일본의 규슈대학교 병원 임상실습에 지원하여 피부과에서 한 달간 선택실습을 하였고, 가기 전에 했던 온갖 걱정과 두려움이 무색하게 정말 즐겁고 보람찬 한 달을 보내고 왔습니다.

 

저는 한 달 동안 규슈대학교의 피부과에서 규슈대학교 본과 4학년 학생 2명과 함께 실습을 돌았습니다. 규슈대 친구들이 먼저 저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와주어서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즐겁게 여러 활동에 참여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는 매주 월요일 회진 때, 여러 피부 질환에 대해서 편한 분위기에서 간략히 강의를 해주셨으며, 일본어를 할 줄 모르는 저를 위해 영어를 써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교수님뿐만 아니라 피부과 의국 선생님들 모두 저를 최대한 배려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처치실에 환자가 오면 저에게 영어로 환자에 대해 설명해주고 수술을 참관할 때도 항상 가까이서 볼 수 있게 신경써주시고, 봉합도 직접 해보게 해주시는 등 저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려고 하셨습니다.
 
학문적인 점 외에도 저를 담당하신 피부과 팀 선생님들께서 소프트뱅크스 홈구장인 후쿠오카 야후돔의 매우 좋은 자리 표를 주시거나, 후쿠오카 대표 음식 야끼토리, 해산물 집을 데려가 주신다거나, 유명한 다자이후 신사를 투어시켜주시는 등 여러 방면으로 일본 문화를 체험할 수 있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또한 한국에 관심을 표시하시면서 적극적으로 교류를 해주신 것이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궁금한 것이 없냐고  물어봐주시고 편하게 대해주셔서 궁금했던 일본의 의료환경에 대해서도 모두 여쭈어볼 수 있었고, 의학 외에도 일본에 대해서 많은 점을 알 수 있었던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들 외에도 규슈대학교 의과대학 여러학생들이 캐널시티, 나카스 강변등을 소개시켜고 서로 문화에 대해 교류하였던 날도 인상깊었습니다.

 

단순히 학문적인 것 외에도 다른 나라의 의료시스템을 경험해보고, 또 다른 나라에서는 의사와 환자 사이의 관계가 어떤지, 의사가 어떤 환경에서 일하는지 등을 체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정말 후회없는 선택이었습니다. 또 규슈대학교의 많은 분들이 저에게 보여주신 배려덕에 한 달의 실습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평생 기억될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규슈대학교 교환 학생으로 실습을 참여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한 달 동안 규슈 대학교 병원에서 호흡기 내과 임상 실습을 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제가 실습 하던 백병원과 규슈 대학 병원은 어떤 점이 다른지, 거기서 실습 하는 학생들의 생각과 생활은 무엇이 다른지를 생각해봤습니다. 내가 살던 삶과 이토록 다른 문화와 삶을 바라보면서 오히려 제 삶을 돌아보고 방향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병원에 처음 발을 드렸을 때 처음으로 느낀 것은 이 병원이 참 차분하고 조용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 병원에서는 다소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많은 의료진들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바쁜 모습도 종종 보였지만 일본에서는 달랐습니다. 환자들은 대부분 혼자 책을 읽고 있거나 이어폰으로 조용히 무엇인가를 봤고 보호자를 만나더라도 매 층마다 있는 휴게실에서만 조용히 얘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피해를 주기 싫어하는 일본인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소 조용하고 무료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겠지만, 이런 환경에서 환자는 같이 있는 공간에서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보였고, 의료진은 현재 어떤 상황인지 파악이 쉽고 차분히 정신이 집중되어 여유 있어 보였습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이뤄지는 의료도 한눈에 쉽게 들어왔습니다. 규슈 대학병원 호흡기 내과에서는 대부분 폐암환자였습니다. 호흡기 내과에 교수님은 한 분이었고 스태프 선생님들이 여러 분 계신 것 같았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교수님께서 모든 환자 회진을 돌면서 직접 신체진찰을 꼼꼼히 다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환자분께 양해를 구하고 특정 신체진찰 소견을 6명 정도 되는 학생들에게 모두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시는데 이것이 시스템으로 구축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곳의 학생들은 우리나라 학생들과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세상 어디든 학생은 말로 표현 하기 힘든 동질감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저희랑 마찬가지로 진로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그 진로에 힘들고 돈을 잘 못 버는 과목은 기피하려는 현상도 보였습니다. 다만 조금 다르게 느낀 것은 일본에서는 어느 한 분야에 최고가 되고 싶어하는 문화가 엿보였다는 것과 연구에 관심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입니다. 실제로도 연구만 하거나 임상과 병행하여 연구를 하는 의사들이 많았습니다. 한 교수님께서 연구에 관해  ‘나에게 휴가가 별로 없지만 상관 없다. 어차피 연구가 노는 것 아니냐?’ 라는 말씀이 인상 깊었습니다.  

 

저는 미래에 인공지능이 발달하였을 때 의학적 판단을 내리고 어떤 치료를 할 지 결정하는 것이 누구나 알 수 있는 답이 정해져 있고 단순히 그것을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라면 내가 이 일을 하는 것이 큰 의미가 있을까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연구를 하는 삶이 이 고민의 해결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막연히 생각해오던 연구에 대해서 직접 연구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저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한 달 동안 외국에서 생활하는 것은 정말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후쿠오카는 제 5의 고향으로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가서 히라가나 가타카나도 외우고 직접 일본사람들과 일본어로 얘기도 하고 대중교통도 타고 현지 밥도 먹고 주말에는 여행도 가면서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환영해주고 참 친절했던 친구들과도 계속 인연을 이어나갈 수 있으면 좋겠는 바람이 있습니다.  많은 것을 느끼고 또 생각할 수 있었던, 그래서 제 꿈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었던 생활이었습니다.

 

 

 

지난 5월 4주간의 일본 준텐도 대학의 실습을 마치고 왔습니다. 준텐도 대학은 1838년에 창립하여 일본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규모의 병원을 유치하는 사립대학입니다. 총 6개의 부속 병원 중 저희가 실습을 간 병원은 도쿄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가장 큰 본원이였습니다. 특히 이 곳은 반경 10km 이내에 도쿄대학병원, 일본대학병원, 메이지대학병원 등 4개의 대학 병원이 몰려 있어 일본에서 가장 의료가 발달한 지역이라 불리던 곳이었습니다.

 

저는 2주동안 성형외과, 1주의 피부과와 1주의 방사선종양학과 실습을 돌았습니다. 실습 과정은 우리 나라와 유사하였으나, 선생님들이 전반적으로 학생 교육에 관심이 많아서 많은 부분을 설명하고 가르쳐주려 하셨습니다. 의사 뿐만 아니라 병원 내 모든 직원이 친절해서 일본어를 못해도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외래에서는 한 환자 당 20분이 걸릴 정도로 친절하고 상세하게 진료를 보십니다. 

 

준텐도 대학은 국제교환학생 센터가 따로 있을 정도로 시스템이 잘 이루어져 있습니다. 매주 10~20명의 새로운 교환 학생들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을 비롯해서 매 주 일본어 수업, 일본 학생 및 교환 학생들이 함께하는 international get-together 및 각국의 의료 시스템을 토론하는 health care seminar 등이 있습니다.

의학적인 부분 이외에도 수 많은 외국인 학생들과의 교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일본을 비롯해서 영국, 미국, 스코트랜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방콕, 아부다비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낯선 일본 생활을 함께하면서 영어로 대화하고 서로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병원이 도쿄 도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퇴근 후나 주말에는 도쿄 및 도쿄 인근 곳곳을 둘러보기에도 좋았습니다. 근처에는 걸어갈 수 있는 여러 대학병원과 사무실이 많은 오차노미즈(お茶の水) 지역과 우에노(上野), 아키하바라(秋葉原)와 같은 지역이 있고, 유명한 번화가인 신주쿠(新宿), 시부야(?谷), 긴자(銀座) 같은 곳들도 전철로 10~20분 정도에 이동할 수 있어 다양한 일본의 문화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한 달이라는 기간이 매우 짧게 느껴질 정도로 일본에서의 생활은 가슴벅찬 경험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신 최석진 부학장님, 행정실 김세홍 선생님, 준텐도 대학 국제교류센터의 Yuki Yanagi 선생님께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두 학교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많은 학생들이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올해 5월 한 달 동안, 준텐도병원에서 소아외과/성형외과 실습을 돌았다. 본과 4학년 1학기 선택실습 기간(20주) 중 4주동안 갔다 왔다. 준텐도대학 부속병원의 소아외과는 일본 전국에서 소아외과로 유명한 병원이라고 들었고, 성형외과의 경우 한국의 성형외과와 어떤 점이 다른지가 궁금하여 지원을 하게 되었다. 

 

실습은 크게 수술방 참관, 외래참관, 회진 참여로 나뉘어졌다. 수술방의 모습은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수술복 색깔로 외과의사/마취과의사/참관학생/간호사/의료기사들을 구분할 수 있고, 한국과는 달리 수술용 양말을 신고 들어가게 된다. 외래 참관의 경우, 환자수가 한국보다 적은 대신, 환자 개개인에게 할당되는 시간이 길어 교수님께서 환자들에게 더 세심하게 신경을 써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회진을 돌면서는 입원병동을 관찰하게 되었는데, 모든 병실의 베드에 커튼이 쳐져있어서 환자 개개인의 사생활이 보장되었다.  

 

준텐도병원 이외에도 ‘Tobu chiiki hospital’에 파견을 갔다. 준텐도병원에서는 관찰이 원칙이기 때문에 실습학생들은 참관만 하고 실제 시술이나 수술에 참여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병원에서는 실제로 스크럽을 설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일본의 소아외과 의사 중에서 가장 유명한 의사 중 한분인 야마타카 교수님과 수술대에서 호흡을 맞추는 건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준텐도병원 실습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체계적이면서 동시에 자유로운 실습 시스템을 들 수 있다. 그 중심에는 준텐도 의과대학 소속의 ‘Juntendo University International Center(이하 JUIC)’가 있다. JUIC에서는 실습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관리하며, 실습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들을 마련해준다. 실습 중간중간, 혹은 일정을 마친 후 JUIC 사무실 앞에서 다른 실습학생들과 만나서 대화를 나누고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사회적으로 교류하는 것은 준텐도병원 실습의 묘미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준텐도 의과대학의 동아리활동을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해준다. 오케스트라 동아리 회원과 연락을 하여 연습에 참여하고 함께 연주를 했던 부분이 가장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는다.  

 

이번 실습을 통해 일본의 대학병원과 의료, 일본 문화, 그리고 해외의 의료에 대해서 몸소 느낄 수 있어서 유익했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있으면 꼭 재참여해보고 싶고, 이런 귀중한 회를 마련해준 학교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교환 학생‘ 말만 들어도 정말 설레는 단어이고 대학생 생활의 로망이라고 할 수 있는 경험이다. 교환 학생은 항상 내가 바래왔던 것이지만 유창하지 못한 외국어 때문에 망설였고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던 찰나 나에게 일본 치바대학교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나는 고등학생 때 일본어를 제 2외국어로 선택해서 1년동안 배운 경험이 있었고 일본을 3번이나 여행으로 다녀왔기 때문에 일본이라는 나라는 나에게 많은 낯설음을 주는 곳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동안의 여행은 짧은 기간 관광지를 위주로 다녀온 체험이었기 때문에 이번 기회는 이전과는 다른 기대를 품게 만들었다. 장기간 외국에 있으면서 외국 전통의 문화와 음식을 체험함은 물론 그 도시의 주민처럼 장기간 살아보고 싶다는 것이 나의 모토였기 때문에 더더욱 설렘을 가지게 되었다. 

 

석대현 교수님과 나리타 공항을 거쳐 난생 처음와보는 치바라는 도시에서 새로운 일본 친구들을 만난 것이 일본 생활에서의 첫날이었다. 감사하게도 Shiichi, Satomi, Sao를 비롯한 십여명의 학생들이 다른 국제교환학생들과 나를 위한 저녁식사 자리를 마련해주었고 큰 환대를 받으며 첫날을 마무리 지었다. 다음날 교육관리부의 Tanaka가 병원 여기저기를 소개해주며 치바대학의 의과대학 교육환경에 대해 소개해주었다. 그녀가 보여준 것들은 굉장히 잘 갖추어진 컨퍼런스룸, 넓은 술기 실습실 그리고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들이었다. 의과대학 학생교육에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치바대학에는 캐나다 출신의 General medicine doctor인 Daniel 교수님이 오래전부터 근무하면서 의과대학 학생들뿐만 아니라 레지던트들을 위한 English medical language 수업이나 General medicine와 관련된 History taking, Physical examination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였는데 모든 의과대학 일원이 글로벌 시대에 걸맞는 의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치바대학의 목표가 보였다. 나도 매주 이 수업에 참여해보았는데 General medicine에 관련된 수업을 정말 체계적이고 제대로 배울 수 있었고 수업 중간중간에 학생이 직접 해볼 수 있는 기회도 많았으며 영어 프리토킹으로 진행되는 수업이 너무 맘에 들었다. 본과 4학년까지 배웠던 모든 진료과정과 술기들을 한글이 아닌 영어로 다시 복습한다는 것이 또다른 재미였다. 

 

일본에 도착한 뒤 첫 번째 월요일부터 성형외과의 실습이 시작되었는데 외래에서는 교과서에 잠깐 보고 지나갔던 Treacher collins syndrome, Cranial abnormality을 비롯한 congenital disease를 가진 다양한 환자들을 만나보았다. 또한 Neurofibromatosis 환자의 nodule excision과 plastic surgery, Scaphocephaly를 가진 환아의 두개골 재건술, Lymphedema 환자에게 시행하는 Lymphovenous anastomsis, 양악수술, 안와골절 재건술, Trauma로 인해 피부가 뜯겨나간 환자에게 시행하는 Fasciocutaneous propeller flap 같은 접하기 힘든 수술들을 많이 보았다. 

 

놀랍고도 부러웠던 점은 이러한 어려운 수술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의사선생님들은 항상 웃으며 유머러스했고 자신이 하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면서 환자들과도 굉장히 좋은 라포를 유지한다는 것이었다. 모든 환자들이 대학병원으로 몰리는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질병의 정도가 심각하고 드문 환자들이 대학병원에 와서 치료를 받는 환경이라 모든 의사들이 그 환자에게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차이를 만드는 이유라고 생각했다. 한명의 환자당 15분의 외래진료 시간, 의사 한명당 일주일에 많아도 3개 이하의 수술로 각각의 환자에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본의 의료체계같은 환경에서 진료하고 싶다는 소망 또한 품게 되었다.


치바대학 안에서의 실습 교육외에 교환학생 생활동안 항상 나를 챙겨주고 일본 문화를 체험하게 해주었던 성형외과 카에 의사선생님이 계셨는데 그녀는 임신 7개월 차의 힘든 몸임에도 불구하고 차로 두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운전해서 태평양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치바현의 구주쿠리 지방을 구경시켜주고 소유(간장) 소스 공장을 견학시켜주셨다. 그 외에도 학교 내에서  점심을 챙겨주고 일본에 관한 많은 얘기를 하며 일본에 관한 나의 궁금증을 풀어주셨다. 

 

이번 교환학생 실습은 단순히 의학적 지식만 얻고 온 것이 아니었다. 카에 선생님 뿐만 아니라 선생님자매학교 실습생이라며 꼼꼼하게 챙겨주고 반겨주셨던 성형외과의 미츠카와 교수님, 쿠리야마 선생님, 아키타 선생님, 쿠보타 선생님, 오가타 선생님, 미도리 선생님, 타무라 선생님, 마에이 선생님, 이시이 선생님에게 잊지 못할 따뜻한 감동을 받은 시간이었으며 히데오, 요시나가, 사토미, 사오와 같이 친절하고 재미있는 일본인 친구 사귈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머지않은 날에 다시 한번 치바를 방문하여 그들을 다시 만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감사했고 아름다웠던 치바대학을 그리며 훌륭한 의사가 되어 다시 그들을 만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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