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e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관리자access_time 2017.05.15 16:42visibility 31
2013년 5월 7일부터 5월 31일 까지 약 한 달간 일본 규슈 의과대학 병원에서 임상실습을 하였습니다. 평소 여러 가지 새로운 것들을 접하기 좋아해 또 다른 경험이 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 지원을 하였고, 한 달간의 임상실습 경험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제가 실습하게 된 분과는 소화기 내과였습니다. 일본의 내과 시스템은 우리나라와 조금 달랐는데, 내과를 크게 제 1내과, 제 2내과, 제 3내과 등으로 나누고, 그 안에서 세부분과가 나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제가 있던 제 2내과는 소화기 내과, 신장 내과, 고혈압과, 당뇨과, 뇌혈관 내과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일본의 의학교육은 거의 대부분 일본어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심지어 EMR에서조차 영어를 찾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영어로 기록될 부분에서는 카타카나로 모두 작성되어있었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세세한 의학적 배움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병원의 시스템, 의사들의 자세와 생활, 일본 의과대학 학생들의 자세 등을 배우기에 언어는 큰 장벽이 되지 않았습니다.
첫 번째, 일본에는 1, 2, 3차 병원의 역할분담이 비교적 잘 되어있어 대학병원의 경우 위중한 병이나 고급처치가 필요한 환자가 대부분이라는 점이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두 번째, 일본의 의사들은 역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바빠 보였지만 여유로움과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비교적 인력도 충분하고 자신이 다루는 전문적인 분야가 잘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그 마음의 여유가 환자들에게 보다 진실 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고 성심성의껏 진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같았습니다.
세 번째, 규슈대학 병원의 회진 시스템은 우리병원의 그것과 다소 차이가 있었습니다. 우리 병원에서는 먼저 스테이션에서 모든 환자의 상태 확인을 끝낸 후 직접 환자를 보러 가지만, 규슈대학 병원에서는 portable PC를 세 대 정도 끌고 다니며 병실 앞에서 그 병실의 환자만 체크한 후 해당 환자를 직접 만나고 그 다음병실, 그 다음병실 순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환자의 주요 상태를 기록한 판을 선생님들이 들고 다니며 교수님께서 필요 할 때마다 확인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환자와 그 환자의 상태를 착각할 경우도 줄어들어 의사에게도 효율적이고 환자안전에도 더욱 도움이 되어 보였습니다.
네 번째, 원내감염에 대한 예방이 더욱 철저하였습니다. 회진 시 환자 한 명을 본 후에는 항상 청진기와 손을 알콜 티슈로 닦고 병실을 옮길 때 마다 항상 손세정제로 손을 씻는 모습이었습니다. 또한 손세정제에 남아있는 양을 주기적으로 체크하여 평가하는 시스템 등 여러 방면으로 원내감염에 대한 예방을 철저히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다섯 번째, 병원의 보안이 철저하여 보다 환자의 안전이나 정보 보호에 힘쓰는 모습이었습니다. EMR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기계에 의사 개인의 손바닥 혈관을 촬영하도록 하고 있었고, 스텝들만 출입 할 수 있는 곳은 항상 전자 출입증으로 인증하게 되어있었습니다. 여섯번 째, 일본의 의과대학 학생과 의사선생님들 간의 관계도 수직적인 관계가 아닌 자유롭고 서로 책임감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교수님과 선생님들께서는 학생의 교육에 여러모로 신경을 써주시는 모습이었고, 학생은 그러한 관계 속에 실습도중 시간낭비를 하지 않고 필요한 것을 실습하고 배우며 효율적으로 학습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자신의 역할과 의무에는 책임감을 갖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외에도 너무나 많은 것들을 보고 느꼈으나 짧은 작문실력이 개탄스러울 뿐입니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분이 본과 3학년 이하의 학생이라면 적극적으로 규슈의과대학 임상실습을 지원해 보라고 권유하고 싶습니다. 회진이나 내시경 참관 시, 여러 가지 일이 있을 때 잊지 않고 저에게 찾아와 영어로 설명을 해주신 저의 담당 Dr. Hori, Dr. Higuchi 그리고 이외에도 Dr. Moriyama, Dr. Asano, 그리고 마지막으로 항상 저에게 신경써주신 소화기 내과의 교수님 Dr. Matsmoto 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