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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도 일본 치바의대 임상실습을 다녀와서...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관리자 2017.05.15 16:58 16

처음 일본으로 임상실습을 가기로 생각한 것은 언뜻 동아리 선배에게서 일본 실습이 좋다고 들었던 기억 때문이었습니다. 작년에 규슈대학으로 임상실습을 갔던 선배가 우리나라도 1, 2, 3차 의료기관을 분류하고 있지만 구분을 무색하게 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본의 경우에는 이의 구분이 더 잘 되어있어 외래 환자의 수도 우리나라 대학병원보다 훨씬 적고, 3학년 실습 때는 보지 못했던 많은 중증 질환 환자들도 볼 수 있다고 실습을 추천했었는데, 해외 임상실습의 꿈을 키운 것은 그 때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사실 일본으로 임상실습을 가기로 결정한 후에도 그것에 대해 걱정이 많았습니다. 치바대학교는 임상실습이 처음이라서 힘들게 할 것 같다, 일본사람들은 영어를 잘 못한다며 어떻게 의사소통을 할 거냐, 치바도 방사능 위험지역이 아니냐 하는 주위 사람들의 말 때문에 생각도, 걱정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그 걱정은 사라지고 약 한 달의 실습 기간에 대한 기대와 설렘만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습니다.

치바대학교는 규모가 상당히 컸습니다. 의과대학교 건물은 70년이 더 된 오래된 건물이었지만 웅장했습니다. 병원까지 가는 길에는 벚나무가 곧게 뻗어있었는데, 봄에 방문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정도였습니다. 병원은 700병상정도의 규모였으며, 마치 부산 백병원처럼 몇 개의 건물이 이어져서 구성되어있어서 처음 1주일 동안은 길을 찾느라 힘들었습니다. 자주 이용하지는 못 했지만 1층에 위치하고 있던 임상술기센터는 깔끔했고 우리 학교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장비들도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대부분 한 개 이상의 클럽에 속해 있었고 야구, 축구, 농구, 테니스는 물론 골프, 소프트볼, 탁구, 등산, 한의학, 디제잉 등 우리 학교보다 훨씬 다양한 종류의 클럽이 있었습니다.

제가 선택한 과는 호흡기 내과였습니다. 작년에 호흡기 내과 임상실습을 돌면서 호흡기 내과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보통 볼 수 있었던 환자들은 폐렴, 폐암, COPD 환자뿐이었습니다. 일본의 호흡기 내과 실습을 통해서 교과서에서만 볼 수 있었던 환자들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품고 선택해 보았습니다.

일본 대학병원 의국의 규모가 크다고 듣긴 했었지만 어느 정도인지는 잘 몰랐었는데, 정말 많은 호흡기내과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치바대학교 부속 병원의 호흡기 내과에는 특히나 폐혈관질환의 환자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선생님들께 이런 점이 특이하다며 말씀드렸더니 치바대학교 부속병원의 Tanabe 교수님이 폐혈관질환의 권위자이기 때문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특히나 이 곳 호흡기 내과에서는 그 때문인지 호흡기 내과 선생님들이 swan ganz catheter를 이용하여 환자의 폐동맥압을 측정하고, 폐 혈전색전증 환자에게 IVC filter를 넣고, 심장초음파를 이용하여 폐동맥압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또한 재활실에서 COPD 환자들의 호흡재활을 따로 하고 있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서 환자를 보는 것은 힘들었지만 같은 조에 있던 학생들의 도움으로 환자 문진을 하고 신체진찰을 하고 진단과 치료에 대해 논의해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임상술기센터에서 학생들과 함께 한 virtual bronchoscopy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주말에는 친구들과 근교로 여행을 갈 수 있었습니다. 도쿄디즈니씨, 지브리박물관, 하라주쿠, 신주쿠, 시부야, 도쿄스카이트리, 아사쿠사, 간다, 하코네 등 여러 곳을 갈 수 있었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재미있게 놀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일본음식은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접할 수 있어서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은 별로 없었습니다. 또한 한류는 아직도 식지 않아서 곳곳에 한국음식점도 많이 있었고 마트에서도 손쉽게 한국음식을 살 수 있었습니다. 사실 매운 음식이 한 달간 너무 그리워서 라면을 사다가 끓여 먹기도 하고 일본 친구들과 함께 떡볶이를 만들어 먹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많은 걱정이 있었지만 그것이 기우였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 며칠간은 의사소통 문제 때문에 힘들어서 집이 좋구나 싶었는데 마지막에 떠나려니 정말 아쉬웠습니다. 마치 집처럼 편하게 지낼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여러 사람들의 도움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우선 매우 가깝고 좋은 숙소, 식기, 자전거를 제공해 주신 치바의대 의학교육실 선생님들, 일본어라고는 인사말 밖에 하지 못하는 저를 위해 모든 수업을 통역해 주려고 애써주었던 Iwata군 및 이외의 친구들, 영어로 많은 것을 설명해 주었던 치바의대 호흡기내과 선생님 및 교수님들께 모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또한 이렇게 소중한 기회를 제게 허락해 주신 인제의대 학장님과 석대현 교수님 및 의학교육 관련 부서 선생님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가 동아리 모임에서 선배님이 해주신 일본 임상실습에 대한 짧은 경험담을 듣고 임상실습을 결심해서 다녀왔듯이 이 글이 후배님들의 결정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더군다나 요새는 일본 뿐 아니라 미국 등 타 국가로의 임상실습의 기회도 생기고 있으며, 학교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 이외에도 다른 기회를 통해 교환학생을 지원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누구나 두려워 할 수 있지만 흔히 경험할 수 없는 기회이므로 외국의 의료환경을 체험하고자 하는 후배님들은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놓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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