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e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관리자access_time 2017.05.15 17:28visibility 26
기나긴 본과 2학년 1학기가 끝나자 마자 저는 학기 중에 신청한 캄보디아 의료봉사활동을 위해 바로 출국준비를 서둘렀습니다. 이번 캄보디아 의료봉사활동은 부산국제교류재단과 (사)이태석 기념사업회에서 주관을 하고 인제대 의과대학 재학생 및 부산백병원, 해운대백병원 의료진이 참여하는 큰 규모의 봉사활동이었습니다. 캄보디아로 출국 5일전 부산시청에서 열린 봉사단 발대식에 참여를 했을 때, 드디어 의료봉사를 가는구나 실감이 났습니다. 발대식 후 처음으로 참석한 봉사단 미팅에서 봉사단원들과 첫 인사도 나누고 전체적인 봉사계획과 일정에 대해 설명을 들었습니다.
저희 학생들은 모임에 첫 참석이지만 교수님들과 간호사 선생님들께서는 수 개월 전부터 지속적으로 모이면서 약품도 준비를 하고 수술기구들도 준비를 하고 현지 답사를 통해 봉사가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해오신 것을 보고, 해외 의료봉사는 오랜 기간 동안 철저히 계획을 해야 하고 준비를 해야 하는 것임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교수님들께서 봉사계획수립부터 준비과정까지 학생들이 보고 배울 수 있게 가르쳐 주셔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7월 14일 아침 김해국제공항에서 출발을 하여 베트남을 경유하여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7월의 캄보디아는 무척이나 무더웠습니다. 햇빛은 따가웠지만 밤에는 비가 오는 특이한 날씨였습니다. 저희 봉사단은 숙소에 짐을 풀고 다음날부터 시작될 봉사활동을 위해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저는 첫 이틀은 수술팀에 속해져 헤브론 병원에서 봉사를 하였고, 마지막 이틀은 진료팀에 속해서 킬링필드 지역의 보건소에서 봉사를 하였습니다.
아침 일찍 헤브론 병원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이른 아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환자분들께서 병원 앞에 계셨습니다. 원장선생님께서 저희 봉사단을 반갑게 맞아주시고 헤브론 병원에 대해서 소개를 해주셨습니다. 헤브론 한국병원은 한국인 의사분들이 세우고 캄보디아 사람들을 위해서 무료 진료를 시행하고 있었습니다. 헤브론 병원에서 고생하시는 선교사분들이 진심으로 존경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다른 나라사람도 아닌 한국사람들이 훌륭한 병원을 세워서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 같은 한국인으로서 매우 자랑스러웠습니다.
저는 헤브론 병원에서 수술팀의 진행을 보조하는 역할을 맡아서 했습니다. 또한 교수님들께서 수술을 참관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셔서 처음으로 수술방에도 들어가보고 Appendectomy와 Hysterectomy 등 학교에서 배운 다양한 수술을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봉사 3일째부터는 킬링필드 지역에서 진료팀에서 일을 하였습니다. 처음 맡은 임무는 예진을 통해 환자분의 혈압과 체온을 측정하고 내과,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로 환자를 분류하는 일을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어렵기도 했지만 반복적으로 수행을 하니 익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봉사 마지막 날에는 약국에서 약을 제조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교수님들의 처방전을 보고 알맞은 약들을 정확한 양을 포장지에 넣는 역할이었습니다.
좁은 골방에서 더위와 싸우며 일을 하다보면 땀이 비오듯 쏟아지는 힘든 상황에도 약을 받아 들고 웃으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환자분들을 보고 많은 보람을 느꼈습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캄보디아의 많은 사람들이 저희를 환영해 주었습니다. 특히 한국어 통역을 맡아주었던 왕립 프놈펜대학교 한국어학과 학생들 10명은 봉사내내 싫은 내색 한번도 하지않고 열심히 일을 해주었습니다. 처음에는 많이 어색했지만 같은 나이또래라서 그런지 나중에는 서로 장난도 치고 SNS도 주고받는 친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정말 잊지 못할 소중한 인연이었습니다. 그리고 프놈펜 시장님께서도 저희들에게 성대한 환영만찬을 열어주었습니다. 봉사에 지친 우리들에게 단비와 같은 선물이었습니다. 그리고 힘들고 지치는 봉사기간에도 같은 봉사단원 많은 친구들이 모여서 밤새도록 즐겁게 놀았던 추억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봉사를 통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프놈펜 왕궁과 앙코르와트 투어까지 정말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God bless you" 이 3단어로 이루어진 간단한 문장은 한창 지쳐가던 봉사 3일째 유일하게 영어를 할 줄 아셨던 캄보디아 아주머니께서 저와 저희 봉사단원들에게 해주신 말입니다. 저는 기독교 신자도 아니고 카톨릭 신자도 아니었습니다. 또한 미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대화 끝에 이 문장을 사용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기 때문에 저는 이 문장을 처음 들어본 것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아주머니께 이 말을 듣는 순간 뜻밖의 선물을 받은 듯 제 가슴은 감동으로 벅차올랐습니다. 그 동안에 힘들었던 일들은 모두 기억에서 사라지고 진정으로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하는 동안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 말을 듣고 나서 우리가 하는 일들이 그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고 힘들었던 일 모두가 신께 축복을 받을 정도로 고귀하고 가치 있는 일이었다고 생각하니 뿌듯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봉사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이 분들과 함께 한다라고 생각해라"고 말씀해주신 이종태 부학장님 말씀이 가슴 깊이 느껴졌습니다. 진정한 봉사활동은 이분들을 진료하고 약을 처방해 준 것이 아니라 이분들과 함께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아닐까요? 저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주신 이병두 학장님, 이종태 부학장님, 김재천 선생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해외봉사활동 기회를 만들어 많은 학생들이 제가 느꼈던 보람과 기쁨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