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e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관리자access_time 2017.05.15 18:04visibility 318
새로운 경험
일본에 여행을 가본 적은 여러 번 있었지만 장기간 체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2주라는 어찌 보면 길고 어찌 보면 짧은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좋을까하고 출발하기 전부터 고민이 많았습니다. 바람이 쌩쌩 불던 부산항에서 페리를 타고 2시간 50분가량 이동해서 도착한 후쿠오카는 부산과 비슷한 느낌이 나면서 조금은 따뜻한 곳이었습니다. 여기저기 친근한 한국어 표지들도 많아서 낯설다는 느낌보다는 정겨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해부실습
첫 날이라 택시를 타고 등교한 규슈 대학 병원은 생각보다 훨씬 시설이 컸습니다. 근대적인 느낌의 건물들이 많았고 군데군데에 위치하여 있는 동상들은 이 학교의 역사가 오래되었음을 나타내주는 것 같았습니다. 실습복으로 갈아입고 들어간 해부실은 우리 학교 해부실보다 큰 규모였고 학생 수도 우리 학교의 학생 수 보다 많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4인 일조의 구성으로 해부를 시작한 지 3달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카데바들은 훌륭한 상태로 보존되었습니다. 또한 환기 시설이 매우 잘되어 있어서 거의 포르말린의 냄새를 느낄 수 없었습니다. 일본의 해부 수업은 우리와 조금 다르게 진행되는데 혈관과 신경의 경로나 근육의 이어진 곳에 집중해서 보는 우리와 달리 좀 더 부분부분에 집중해서 이 부분에는 어떤 것들이 보이는지에 대해서 집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학생들 모두 자발적인 분위기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책에 나와 있는 구조물들의 위치를 하나하나 파악하며 모두가 열심히 해부에 참석하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저희가 갔을때는 샅의 구조와 허벅지 부분 그리고 두개골 부분의 해부가 한창 진행 중에 있었는데 2명 2명으로 나누어서 해부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함께 해부에 참석하는 것이 조금 어색했지만 저 역시 가져온 아틀라스 책을 보면서 참가를 했더니 크게 어려움 없이 함께 진행하여 나갈 수가 있었습니다.
일본 학생들은 예전에 저희가 해부를 했을 때 보다 메스를 좀 덜 사용하고 대신에 핀셋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같은 실습임에도 불구하고 접근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점 역시도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해부를 마치면서 정리하는 과정도 인상 깊었는데 정리를 하는 동시에 실습하면서 나왔던 이물질들을 봉투에 넣어서 따로 보관하고 방부제를 함께 넣어서 보존이 잘되도록 하였습니다. 덕분에 좀 더 좋은 상태를 오랜 기간 유지할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큐슈 대학교의 시설
큐슈 대학에서 해부를 하면서 인상 깊었던 것은 학교 시설이 상당히 잘되어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처음에 해부 수업을 하고 점심시간이 되었을 때 학교 밖으로 나와 보니 생각보다 음식점이 많이 없어서 조금 의아하게 여겨졌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학생의 대부분이 끼니를 학교 레스토랑에서 해결하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도 나중에 학교 식당에서 점심을 먹게 되었는데 아주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면서도 맛이 있었고 가격 역시도 밖에서 사먹는 것보다 훨씬 싸다고 느껴졌습니다. 또한 레스토랑 뒷편에는 교내 서점이 있었는데 의학서를 좀 더 쉽게 구입할 수 있어서 편리하게 느껴졌습니다. 여기저기 학교 시설을 돌아다니다 의학 도서관 역시 가보게 되었는데 상당히 규모가 있는 건물에 보관하고 있는 책의 숫자 역시도 매우 다양했습니다. 각 과목별 논문들이 정리되어 있고 심지어 1960년대의 논문 역시도 위치하고 있었고 학생들 역시 각각의 책들을 찾아서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일본 학생들과의 교류
실습에 참가한 시간들 외의 대부분의 시간을 많은 일본 학생들과 함께 하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정말 많은 일들을 함께하여서 이루 다 말로 할 수 없는 정도입니다. 주로 지하철을 타고 여러 곳을 이동했는데 다자이후부터 후쿠오카 수산물 시장까지 곳곳을 모두 돌아다니면서 정말로 많은 음식들을 먹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헤어지는 날이 다가오자 몇몇 일본 친구들은 눈물을 보이기까지 하였는데 때문에 저 역시도 헤어진다는 사실이 울적하게 다가왔습니다. 서로 헤어지면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연락처를 교환하면서 더욱더 친구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학교 생활하면서 언제나 한번은 외국의 다른 학교에서 생활을 해보고 싶다는 꿈을 이루게 해주신 이병두 학장님, 석대현 교수님, 교학과 선생님들께 깊이 감사드리고, 일본에 있는 동안 언제나 따뜻한 미소로 여러 부분에 많은 신경을 써주신 진노 교수님과 큐슈 의대 관계자분들께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