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e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관리자access_time 2017.05.15 21:04visibility 292
20141031 박승준
처음에 지원서를 작성해서 넣을 때만 해도 큰 기대 없이 지원했던 기억이 난다. 여러 가지 선발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해서 가서 하고 싶은 활동들을 주로 자기소개서에 적었다. 그 후 상당기간 잊고 있다가 어느 날 건너건너 선발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처음에 떠나기 전만 해도 상당히 기대가 되고 걱정도 되었다. 일본 여행을 여러 번 가보았지만 한 장소에 오래 있는 것도 그렇고 실제로 일본인과 교류를 할 기회는 훨씬 적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번 기회에 대화도 해 보고 다른 나라의 의대생, 그 중에서도 비교적 가까운 나라의 내가 조금 더 잘 알고 있는 일본 의대생들과 친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선배들이 적었던 보고서를 보며 해부 이외에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출국 준비를 했다.
일본에 도착하고 그 다음날, 처음으로 다른 학교 의과대학을 방문하였다. 석대현 교수님과 함께 의대 교정을 돌면서 어떤 건물은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고, 어느 도로는 어떤 사람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는지 등을 설명해주셨다. 그 중에서는 하시모토 갑상선염을 발견하고 명명한 하시모토 거리가 있었는데 단지 오래된 것이 아니라 의학적인 성과를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이 참 부러웠다. 우리학교와 비슷하게 의과대학은 병원 옆에 있어야 하니 본교와는 지하철 2~3정거장 정도 떨어져 있지만 그래도 병원이 평지에 있어서 의과대학과 치과대학 등이 전부 평지에 있던 것 또한 특별하게 다가왔다.
처음에 일본의 친구들과 인사를 했을 때 반응이 참 좋았다. 그리고 해부를 진행하면서 해부실의 환경에 정말 놀랐다. 일본 전국의 의대가 이런 해부 환경을 가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우리학교의 해부환경만 봐온 나로써는 정말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해부실이기에 카데바가 있어 사진을 찍을 수는 없으나 4인 1구로 해부를 진행하고, 환기시설이 매우 잘 되어 있어 해부 테이블 가장자리에 환기구가 있어 해부실 특유의 포르말린 냄새가 위로 덜 올라왔다.해부를 하는데 쓰는 도구도 한국과는 사뭇 달랐다. 우리학교의 도구와 달리 끝이 마름모꼴로 매우 뾰족한 핀셋이 있었는데 조원들을 도와 해부를 하는데 참 유용하게 사용했다. 끝이 뾰족하지만 메스만큼 날카로운 것이 아니라서 혈관 등을 찾고 결합조직을 떼어내는데 굉장히 유용했다.
해부를 하는데 결합조직을 거의 핀셋으로 제거해야 했던 옛날을 생각해 보면 상당히 유용하다고 생각해서 우리학교에도 도입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도구였다. 그 외에도 이쪽의 해부 방식에 맞게 정과 망치, 톱, 전기톱 등이 있었고, 다들 자주 사용하는 모습이었다. 그 외에도 방식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전신의 뼈를 전부 연결한 상태에서 근육, 장기, 신경, 혈관의 구조와 앞뒤 연결을 보는 우리학교와 달리, 큐슈의대의 경우 전신을 해부한 이후 부분부분 톱으로 나누어 여러 각도에서 조금 더 깊이 들어있는 근육, 신경 등을 확인하고 뼈까지 확인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내가 갔을 때는 골반을 해부하고 있었는데 정말 골반부위만 따로 있어서 전에는 깊이 들어있어 확인하지 못했던 다양한 혈관과 신경들을 이번 기회에 주행까지 전부 다 확인할 수 있었다.
해부만 한 것은 아니었다. 우리를 담당했던 교수님도 학교에 오지 않는 날은 일본의 문화를 조금 더 탐방해 보라고 하셔서 큐슈의 서쪽에 있는 나가사키에도 방문하였고, 그 외에도 일본의 특징적인 문화를 경험하기 위해 다양한 장소를 방문하였다. 신사에 가보기도 하고, 전통 찻집에서 차를 마시기도 해 보았다. 특정 장소가 어떤 유래를 가지고 있는지, 일본의 여러 가지 문화는 우리와는 왜 다르게 형성되었는지 등의 배경도 알아가면서 일본이라는 나라를 알고,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의 문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그 외에도 학번 전체가 환영파티를 해 준 것은 아니지만 몇몇 친구들을 밖에서 보기도 하였다. 비록 선배들이 경험했던 일본 학생들과의 교류는 올해는 조금 더 적었던 것 같지만 (학번의 분위기 차이도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참 좋은 경험이었다. 글로는 한계가 있으니 혹 후배가 궁금해 하는 점이 있다면 알려 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