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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규슈,준텐도,치바대학 부속병원 임상실습 수기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관리자 2018.08.23 14:50 207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한 달 동안 규슈 대학교 병원에서 호흡기 내과 임상 실습을 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제가 실습 하던 백병원과 규슈 대학 병원은 어떤 점이 다른지, 거기서 실습 하는 학생들의 생각과 생활은 무엇이 다른지를 생각해봤습니다. 내가 살던 삶과 이토록 다른 문화와 삶을 바라보면서 오히려 제 삶을 돌아보고 방향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병원에 처음 발을 드렸을 때 처음으로 느낀 것은 이 병원이 참 차분하고 조용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 병원에서는 다소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많은 의료진들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바쁜 모습도 종종 보였지만 일본에서는 달랐습니다. 환자들은 대부분 혼자 책을 읽고 있거나 이어폰으로 조용히 무엇인가를 봤고 보호자를 만나더라도 매 층마다 있는 휴게실에서만 조용히 얘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피해를 주기 싫어하는 일본인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소 조용하고 무료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겠지만, 이런 환경에서 환자는 같이 있는 공간에서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보였고, 의료진은 현재 어떤 상황인지 파악이 쉽고 차분히 정신이 집중되어 여유 있어 보였습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이뤄지는 의료도 한눈에 쉽게 들어왔습니다. 규슈 대학병원 호흡기 내과에서는 대부분 폐암환자였습니다. 호흡기 내과에 교수님은 한 분이었고 스태프 선생님들이 여러 분 계신 것 같았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교수님께서 모든 환자 회진을 돌면서 직접 신체진찰을 꼼꼼히 다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환자분께 양해를 구하고 특정 신체진찰 소견을 6명 정도 되는 학생들에게 모두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시는데 이것이 시스템으로 구축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곳의 학생들은 우리나라 학생들과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세상 어디든 학생은 말로 표현 하기 힘든 동질감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저희랑 마찬가지로 진로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그 진로에 힘들고 돈을 잘 못 버는 과목은 기피하려는 현상도 보였습니다. 다만 조금 다르게 느낀 것은 일본에서는 어느 한 분야에 최고가 되고 싶어하는 문화가 엿보였다는 것과 연구에 관심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입니다. 실제로도 연구만 하거나 임상과 병행하여 연구를 하는 의사들이 많았습니다. 한 교수님께서 연구에 관해  ‘나에게 휴가가 별로 없지만 상관 없다. 어차피 연구가 노는 것 아니냐?’ 라는 말씀이 인상 깊었습니다.  

 

저는 미래에 인공지능이 발달하였을 때 의학적 판단을 내리고 어떤 치료를 할 지 결정하는 것이 누구나 알 수 있는 답이 정해져 있고 단순히 그것을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라면 내가 이 일을 하는 것이 큰 의미가 있을까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연구를 하는 삶이 이 고민의 해결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막연히 생각해오던 연구에 대해서 직접 연구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저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한 달 동안 외국에서 생활하는 것은 정말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후쿠오카는 제 5의 고향으로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가서 히라가나 가타카나도 외우고 직접 일본사람들과 일본어로 얘기도 하고 대중교통도 타고 현지 밥도 먹고 주말에는 여행도 가면서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환영해주고 참 친절했던 친구들과도 계속 인연을 이어나갈 수 있으면 좋겠는 바람이 있습니다.  많은 것을 느끼고 또 생각할 수 있었던, 그래서 제 꿈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었던 생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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